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이 자동차 부품·소재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력사업의 성장성이 대폭 둔화된데 따라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가 미국 자동차 소재기업인 CSP(컨티넨탈스트럭처럴플라스틱스)의 인수의향서를 3일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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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CSP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기업에 탄소섬유 등 가벼운 복합소재와 자동차 패널 등을 납품하는 자동차 소재기업이다. CSP는 지난해 매출 5억5천 만 달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첨단소재는 지난해 독일 자동차부품회사인 하이쿠스틱스의 지분 100%를 15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에 CSP까지 인수하면 자동차 부품과 소재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범 사장은 애초 4월 ‘10대그룹 CEO 간담회’에서 “올해는 내실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신규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이 급격히 불어나 사업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사장이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한화케미칼이 주력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실적개선을 이끌었던 석유화학부문의 성장이 하반기 이후 불확실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가 올해 초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에틸렌계열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프레드는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을 일컫는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나프타 가격의 상승이 제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화케미칼은 4월 차기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던 바이오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한화케미칼은 당시 “바이오사업에 추가적 투자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석유화학사업과 그룹 주력사업인 태양광사업 등 핵심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2006년부터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 의약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탄소소재사업부도 대폭 축소했다. 탄소소재사업부는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 등을 연구개발하는 부서로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자 당분간 사업을 축소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은 2008년 일진나노텍을 인수하며 CNT사업에 발을 들인 뒤 2013년 공장을 증설하며 탄소소재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CNT가 20여 년 동안 철보다 우수한 인장강도와 탁월한 전도성 덕분에 ‘꿈의 신소재’로 주목받은 점과는 달리 딱히 제품을 판매할 만한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려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