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냉장고 시장에서 국내 양대 가전업체를 향한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LG전자의 냉장고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소송에 휘말리는 등 품질에 대해 현지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 LG전자의 냉장고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제품으로 호평을 얻은 반면 삼성전자는 소송에 시달리며 불만을 받으며 대조적 모습을 나타내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LG전자 냉장고(왼쪽)와 삼성전자 냉장고(오른쪽) 모습. <각 회사 홈페이지 갈무리> |
3일 미국 비영리 소비자보호기관인 컨슈머리포트를 살펴보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냉장고가 서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소비재 전문 월간지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생활가전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소비자 설문과 자체 시험(테스트)을 통해 평가한다.
LG전자는 2011~2021년 컨슈머리포트 회원들이 구매한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구매 초기 5년간 고장률을 조사한 결과 냉장고 부문에서 ‘매우 우수(Very Good) 등급을 받았다.
컨슈머리포트는 새로 구매한 제품이 고장날 가능성을 5년 기준으로 점검해 신뢰성을 ‘탁월, 매우 우수, 우수, 보통, 미흡’ 등 5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뿐 아니라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전기·가스레인지, 쿡톱, 월오븐, 후드일체형 전자레인지 등의 8개 제품군에서 모두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종합평점 순위에서는 8개 제품군을 모두 생산하는 종합가전업체 가운데서 가장 높은 76점을 받아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종합가전 브랜드로 자리를 굳힌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냉장고와 관련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불만이 제기된 제조업체로 꼽혔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201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접수된 냉장고 관련 불만 가운데 가장 많은 불만을 받은 업체가 삼성전자(613건)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로 4개의 문을 갖춘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올해 7월 ‘신뢰도’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컨슈머리포트 추천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렇게 부정적 평가를 받는데 영향을 미친 주요 소비자 불만사항으로는 냉장고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과, 얼음제조기가 오작동을 한다는 것 등이다.
특히 식품이 상하지 않도록 안전한 온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소비자 불만 요인의 하나였다.
이와 같은 소비자 불만은 비단 컨슈머리포트 조사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10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삼성 냉장고 리콜 USA 나우’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제기됐었다. 이 페이스북은 현재 닫혀진 상태다.
톰 오세라라는 인물이 운영하고 있는 이 페이스북 페이지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환불받을 수 있는 방법과 고객 서비스를 처리 관련 지침을 소개한다.
이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제빙기 문제와 더불어, 식품을 상하게 하는 온도조절문제, 누수문제 등 삼성전자 냉장고와 관련해 불평하는 구매자들의 불만사항이 올라와 있다.
삼성전자 프렌치도어 냉장고의 경우 제빙기 관련 문제로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매튜 조던과 리사 새기는 올해 5월 미국 뉴저지지방법원에 삼성전자 한국본사와 미국법인을 상대로 냉장고 온도유지 기능결함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제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소송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조사기관에 따라 가전 품질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집계한 평가에서 상냉동·하냉장 냉장고와 양문형 냉장고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JD파워는 1968년 설립된 미국 시장조사기관으로 자동차, 생활가전, 통신, 헬스케어 등 14개 분야에서 최근 출시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냉장고 제빙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소비자 불만 건수가 많다고 해서 제품에 명확한 이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확률적으로 불만 사례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