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인수합병으로 우리은행의 해외 영업망을 빠르게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인수합병 등으로 올해 안에 해외 영업점을 400개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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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은 5월 기준으로 24개 국가에 영업점 209곳을 보유했는데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7일 캄보디아 소액대출업계의 선두회사인 프라삭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5월 말에는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저축은행 웰스디벨롭먼트뱅크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받아 지분 51%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웰스디벨롭먼트뱅크를 인수해 영업점 16곳을 확보했고 프라삭 인수까지 최종 승인받으면 약 170곳을 추가로 얻게 된다”며 “영업점 확대 목표를 사실상 이뤘으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인수합병시장에 나온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우리은행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국제부 안에 글로벌내부통제팀을 만들어 해외 영업점의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등 영업망 확대를 미리 준비해 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지 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을 통한 해외진출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현지시장에 대해 영업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고 현지화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현지 영업망을 대규모로 확보해 비은행 계열사와 해외에서 협업하기 힘든 단점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지주 아래 은행들은 계열사와 손잡고 동남아시아에서 성업 중인 제2금융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의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저축은행·할부금융회사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현지 영업망을 손쉽게 확보하고 영업 노하우도 쌓으려 한다”며 “안정화된 비은행권 영업망을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현지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프라삭 인수를 확정할 경우 2014년 말에 인수해 운영 중인 소액대출회사 말리스(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합병해 영업망을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해외 영업망을 늘려 민영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2월 중순 싱가포르와 유럽에서 열린 우리은행 기업설명회(IR)에 직접 참석했는데 이때 외국인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이 동남아시아 진출을 확대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2015년 2월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합병해 영업점 119곳을 한꺼번에 확보했다”며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인도네시아의 특성상 우리은행의 전체 순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도 주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해외 영업점에서 순이익 1억660만 달러를 내 전체 순이익의 11.4%를 차지했다. 2014년 10.6%에서 비중이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