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4개월 동안 사장 공석에 따른 표류를 끝낼 수 있을까? 인천공항공사는 전임 정창수 사장이 9개월 만에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물러난 뒤 여러 업무에서 차질을 빚어왔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후보가 공모를 거쳐 6명으로 압축됐다. 사장 공모에 최근 관피아 척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무려 39명이 지원했다. 이번에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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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근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응모에 지원한 39명의 지원자 가운데 최종 면접대상자로 6명을 선정하고 4일 이들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 면접대상자는 이영근 전 인천공항공사 부사장과 최광식 전 도심공항 사장, 오창환 전 공군 참모차장, 정기철 전 부산신항만 사장, 이영혁 항공대 교수 등이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이 가운데 2~3명을 선정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넘기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 선정한다.
인천공항공사 임직원들은 힘있는 인사가 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대외교섭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는 것이 내부 조직원 입장에서 더 낫다는 것이다. 또 수많은 직원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정부는 낙하산 논란과 관피아 논란 등 여러 잡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공항업무 관련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은 매번 사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논란에 시달렸다. 이번에 세월호 사고로 관피아 척결이라는 사회문제까지 불거졌다. 인천공항 사장 자리는 관피아 척결의 첫 시험대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영근 전 부사장은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이 전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공항 행정과 기획을 담당했다. 그런 만큼 공항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항공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로 현재 인천 송도에 있는 한국뉴욕주립대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은 건설교통부와 국토해양부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부사장을 지냈지만 여전히 관피아나 낙하산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전임 정창수 사장이 9개월 만에 그만두고 나간 후 여러 업무들이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낙하산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될 경우 인천공항공사 노조뿐 아니라 국민적 반발까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환 전 공군 참모차장은 공군사관학교 교장 출신으로 전투기 2400여 시간 비행 경력을 갖고 있다. 그밖에 정기철 전 부산신항만 대표는 삼성물산 부사장을 거친 민간기업 출신이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5일부터 27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 국내 헤드헌팅 기업의 추천과 자발적 지원을 통해 역대 최대 인원인 39명이 응모했었다. 직전 사장을 공모한 2013년은 19명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민간기업 출신 인사들이 대거 응모하면서 신청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번 인천공항 사장 공모 지원자들 중 민간기업 출신은 21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관피아 척결을 강조하는 등 사장 자리에 정부기관 출신이 배제될 것이라는 판단에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도 나왔다. 마구잡이식 지원이 늘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 30대의 무직자도 신청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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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열 인천국제공항 부사장 |
민간기업 출신으로 인천공항 사장을 지낸 이채욱 전 사장의 경우 삼성물산을 거쳐 GE코리아 회장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많아 인천공항공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선임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최홍열 부사장은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은 1980년 국제공항관리공단에 입사한 고졸 공채 1기 출신으로 지난 3월부터 사장직무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치러진 국제공항협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천공항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업계는 낙하산 논란과 관피아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최 부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간주돼 왔다. 이런 점에서 그의 탈락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