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캐피탈이 실적을 끌어올리며 하나금융그룹에서 새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는 올해 3월부터 하나캐피탈을 이끌며 대출상품 판매에서 디지털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등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여왔는데 이 점이 실적 증가에도 톡톡히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 하나캐피탈이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하나금융그룹 새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
26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이 상반기에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그동안 하나금융그룹에서 비은행 부문은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순으로 순이익 규모가 컸는데 이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에 순이익 1631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0%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139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금리상승과 증시둔화 등 경제상황의 어려움 속에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규모가 1년 전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하나캐피탈이 거둔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의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뒷걸음질했는데 하나캐피탈만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증시부진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순이익이 49.6% 줄었다. 하나카드와 하나생명은 각각 16.5%, 47.7% 감소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말 35.7%에서 올해 상반기 30%로 낮아졌다.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비은행 부문이 힘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하나캐피탈의 실적 증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하나은행에서 다양한 여신 분야를 경험해 여신 전문가로 꼽힌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에 따라 비대면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만큼 대출상품 판매에서도 디지털 창구 확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나캐피탈은 박 대표 취임 뒤 상품 판매 등에서 모바일 프로세스를 확대 적용한 덕분으로 렌터카나 수입차 등 리스운용 부문 자산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리스운용 부문 자산 규모 확대는 수수료 이익 증가로 이어졌고 순이익 증가에도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고객이 제출해야 할 서류를 모바일로 제출받는 등 디지털 창구 활용을 늘린 점이 렌터카나 수입차 리스 부문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 증가에는 크게 2가지 요인이 영향을 줬다.
우선 대출자산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조 원 증가(10.8조 원에서 12.8조 원으로)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었다.
이와함께 운용리스 자산 규모가 같은 기간 1조800억 원 증가하면서 수수료 이익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전무도 22일 진행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나캐피탈은 수수료 이익 등 일반영업이익 증가에 힘입어 높은 순이익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뛰어난 성적표로 경영능력을 입증하면서 그룹 내에서 입지도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 직전 하나캐피탈을 이끌었던 윤규선 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는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간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두 번 연임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올해 3월부터 하나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64년 8월에 태어나 전남 화순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법학과 졸업했다.
하나은행에 1993년 입행한 뒤 개인여신심사부 부장, 중앙영업본부장, 기업사업본부장 전무, 여신그룹장 부행장 등을 맡ᄋᆞᆻ다.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월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로 박 대표를 추천하면서 “은행에서의 다양하고 풍부한 여신 경력이 하나캐피탈에서 그룹과 협업 형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