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일본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안전한 항공사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 몇년 동안 정비비용을 줄이는 등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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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에 대해 조사에 협조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해당 항공기의 왼쪽 엔진의 회전날개 수십 개가 파손된 사실이 확인됐다. 엔진에서 조류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아 새가 엔진에 들어가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항공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밝혀져야 과실을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사고와 관련해 해당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들이 절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319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인명피해 없이 탈출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약진 속에서도 대형항공사로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며 수송승객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몇몇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안전한 항공사라는 인식이 대한항공의 성장세에 한몫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항공사 가운데 보험요율이 두 번째로 낮은 항공사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000년대부터 최고안전관리자로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고 관련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안전수준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정비비용과 운항횟수당 정비시간이 각각 감소한 점을 들어 대한항공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2014년 대한항공은 정비비용으로 2012년과 비교해 약 1100억 원 줄어든 8334억 원을 썼고 운항횟수당 정비 시간은 같은 기간 동안 8.3% 감소했다.
정비와 관련한 투자가 줄어든 이유로 대한항공의 경영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012년 당기순이익 719억 원을 낸 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봤다.
대한항공이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는 데에는 계열사 한진해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한몫을 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이 1조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정비비용이 줄어든 것은 새 항공기 도입과 구형 항공기 처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며 “인위적으로 비용을 줄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항공기의 정비주기가 돌아오면서 지난해와 올해 정비비용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