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한국가스공사> |
[비즈니스포스트] 다음 한국가스공사 사장 임명을 위한 인선 작업이 시작됐다.
가스공사 사장은 대체로 관료 출신이 맡아왔던 만큼 이번에도 산업부 관료 출신 인사가 주요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8일 임기가 끝났다. 다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사장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
가스공사의 새 사장 임명 절차는 늦게 시작됐다. 채 사장의 임기를 하루 앞둔 7일에서야 사장 공모 공고를 냈다.
현재 유력한 다음 가스공사 사장 후보로는 김준동 법무법인 세종 고문, 김성원 GS에너지 부사장,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신창동 전 포스코에너지 부사장 등 산업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꼽힌다.
김준동 고문은 행정고시(28회)에 합격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2015년 공직을 마친 뒤 한국연구재단,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활동했다.
김성원 부사장 역시 행시 35회에 합격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성과관리고객만족팀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민간 기업에서 일했다.
2019년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제 21대 총선에 출마하려 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역시 행시 30회로 관료 출신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가스공사에서 관리부사장을 맡으면서 2017년에는 사장 직무대행을 한 경험도 있다.
신창동 전 포스코에너지 부사장도 행시 30회로 2006년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가스산업팀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는 SK텔레콤, SK E&S,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 기업에서 일했다.
가스공사 내부 출신으로 김광진 전 해외사업본부장, 김점수 전 기획본부장, 이제항 전 강원지역본부장, 장진석 전 공급본부장 등이 거명된다.
이번 가스공사 사장 후보군으로 산업부 관료 출신이 주로 거명된다는 점은 눈에 띈다.
가스공사는 1983년 한전으로부터 분리된 뒤 군인 출신인 초대 최연식 사장 이후 주로 관료 출신이 임명돼 왔다.
다만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공기업에 민간 출신 사장을 임명하는 기조에 따라 당시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이던 이수호 사장이 임명된 뒤 한동안 민간 출신 사장이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주강수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이 가스공사를 맡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첫 가스공사 내부 출신으로 장석효 사장이 임명됐으나 뇌물 등 논란으로 중도에 해임됐고 교수 출신 친박 인사인 이승훈 사장이 가스공사 수장을 맡는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9년에야 다시 산업부 관료 출신인 채 사장이 임명된다. 산업자원부 차관보를 지낸 오강현 전 사장이 2005년에 물러난 뒤 14년 만에 산업부 관료 출신 사장이 나온 것이다.
다만 과거 가스공사 사장 인사를 돌아보면 결국에는 정치권 인맥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출신은 중요한 요소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관료 출신인 채 사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을 지낸 이력이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장관 인선 등에 있어 ‘서오남(서울대, 오십대, 남성)’, 검찰 출신 등을 중용하고 있다. 인맥, 학맥으로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 많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하면서 에너지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6월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못박기도 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채 사장이 '월성원전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월성원전 사건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입문 계기라고 말할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건이다.
가스공사 사장 인사는 22일 서류심사, 27일 면접을 마친 뒤 9월29일로 예정된 가스공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1인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