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6-30 14: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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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코로나19 재확산을 저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제약바이오사업에 쏟아온 35년 간의 노력이 이러한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번 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 획득을 계기로 앞으로 제약바이오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종현 SK그룹 회장(가운데)이 1997년 폐암 수술 이후 전경련 회의에 참석한 모습. < SK >
30일 SK그룹 안팎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국산 백신 품목허가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1987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아래에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한 뒤 이어온 신약 개발 역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전문가들이 진정된 코로나19가 올해 가을 이후 다시 재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상황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방역 안정화에 큰 힘이 될 수 있어서다.
최 선대회장은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한 뒤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제제, 바이오 등 4개 분야에 관한 연구개발을 지휘했다. 10여 년의 연구 끝에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1호’ 합성신약으로 항암제 ‘선플라’ 개발에 성공했다.
최 선대회장은 평소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 ‘바이오주권을 확보해 사업보국을 하겠다’는 철학을 강조해 왔다.
최태원 회장도 이런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제약바이오사업을 2030년 이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 아래 2000년대 들어서부터 제약바이오사업 육성에 공들이며 신약개발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이번에 품목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에 앞서 SK케미칼을 통해 2001년에는 국산 ‘1호’ 천연물신약으로 골관절염치료제 ‘조인스’를, 2007년에는 국산 ‘13호’ 합성신약으로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를 내놨다.
또 SK바이오팜을 통해서는 2020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내 이름: 엑스코프리)’의 품목허가를 받고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특히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임상, FDA 허가, 유통에 이르기까지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진행해 출시한 1번째 합성신약이다.
SK그룹은 올해 5월 배터리(Battery), 반도체(Chip)와 함께 제약바이오(Bio) 사업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6조 원 이상을 제약바이오부문에 투입할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 아래에는 중추신경계(CNS)분야 치료제를 개발하는 SK바이오팜, SK케미칼에서 분사해 백신개발 및 위탁생산(CMO)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하는 SK팜테코, 혈액제제사업을 하는 SK플라즈마가 있다.
이들 4개 기업의 매출은 2019년 9532억 원에서 2021년 2조4022억 원으로 2년 사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SK그룹은 국내 주요그룹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제약바이오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는 지주사 SK 아래에 있어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지휘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질환분야 전문성을 앞세워 치료제 뿐만 아니라 뇌질환과 관련한 항암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개발 성공에 힘입어 자궁경부암백신, 장티푸스백신, 수두백신개발에 박차를 가할 뿐만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CGT)의 위탁개발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개발 성공은 향후 비상장 제약바이오 계열사인 SK팜테코, SK플라즈마의 상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3월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뒤 상장자금을 백신 연구개발 및 위탁생산시설 증설에 활용했고 이는 코로나19 백신개발 성공 및 품목허가 획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3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설립됐을 때부터 상장을 미리 염두에 두고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희귀 난치성질환에 관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확대해 해당 질환 분야 전문 제약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둬 상장자금이 이 계획 실현의 마중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
SK팜테코도 2022년 기업공개에 돌입해 2023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자금은 해외 생산거점 확대 및 생산시설 증설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프랑스 위탁개발생산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의 제약바이오사업 역사는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 최창원 부회장의 지휘 아래 바이오 연구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면서 이뤄낸 성과다”며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K-바이오’의 또다른 신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