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이 자율주행차량에 제공하는 솔루션 설명. <스위프트 내비게이션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KT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빌리티분야에서 초정밀 측위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에 나서는데 스위프트 내비게이션(Swift Navigation)이라는 미국 벤처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KT는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이 위성을 활용한 초정밀 측위에 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 시장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KT에 따르면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서 모빌리티분야에서 초정밀 측위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초정밀 측위정보는 기존 GPS(위성위치 측정시스템) 등을 통해 제공되는 위치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미터(m)단위의 오차범위가 센티미터(cm)단위까지 줄어들어 한층 정확도가 높아진 위치정보를 말한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올해 3월 일본 도쿄에 별도의 사무소를 개설했고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초정밀 측위사업을 하고 있지만 국가 전체 단위로 초정밀 측위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이 KT와 사업협력을 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티모시 해리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 CEO가 "KT와 사업협력은 한국을 필두로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며 “글로벌 수준의 KT 네트워크 역량과 경험이 향후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데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위성에서 수신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상물의 측위 오차를 보정하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보유한 글로벌 유망 기술기업이다.
테슬라가 레이더와 라이다(LiDAR)센서를 활용하지 않고 인공지능(AI)과 카메라센서만을 활용해 자율주행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위성정보를 적극 활용한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2021년 2월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976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벤처인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초정밀 측위사업에 필요한 위성, 네트워크, 기지국 등의 인프라가 없다. 이와 달리 KT는 이같은 인프라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KT는 위성자회사 KTSAT를 통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위성지구국인 금산위성센터를 포함해 용인과 부산에 위성센터를 두고 있다.
금산위성센터는 KTSAT가 보유한 정지궤도위성 5기를 관제할 초대형 고성능 안테나 45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금산위성센터에서 서비스하는 회선의 수는 7천 개에 이른다.
여기에다 KT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 위성신호 오차를 보정할 수 있는 기준정보를 생성하는 장비인 기준국과 초정밀 측위 특화망을 구축해 뒀다.
KT로서도 스위프트 내비게이션과 협업이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도심항공교통(UAM) 등 국내 모빌리티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의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라이다(LiDAR)센서, 카메라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위성정보만으로도 정밀한 위치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예를 들어 배달서비스에서 기존 GPS 위치정보 서비스를 활용하면 번지수를 찾는 정도까지는 가능하다”면서 “초정밀 측위정보를 활용하게 되면 번지수를 넘어 동문/서문, 1번째 문/2번째 문과 같은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KT는 스위프트 내비게이션과 사업협력을 넘어 지분투자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모빌리티부문에서도 자율주행차량을 초정밀 측위사업의 1차 타깃으로 정했다.
KT는 지난해부터 완성차 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과도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경로 KT 커넥티드카 사업담당은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1차로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OEM)업체에 초정밀 측위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자율주행차량 뿐만 아니라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중장비, 무인농기계,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은 물론 스마트폰에서도 초정밀 측위정보를 향한 수요가 높은 만큼 향후 사업확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