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이코노믹스가 집계한 OECD 국가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 순위.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의 1분기 기준 평균소득 대비 집값과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이 모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30개 주요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출 증가율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아 집값이 앞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주택가격에 ‘거품’이 꺼지는 추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일제히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이 이어지면서 주택 수요 감소에 따른 구조적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가 집계한 1분기 OECD 30개 주요 국가 주택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평균소득 대비 집값과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질랜드의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56.8, 평균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143.9로 여러 수치를 종합했을 때 앞으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다.
각각 임대료를 100으로 가정할 때의 주택가격, 평균소득을 100으로 가정할 때의 집값을 표현한 수치다.
집값이 임대료나 평균소득 대비 훨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 그만큼 앞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39.2, 평균소득 대비 집값은 135.9의 수치를 기록했고 캐나다와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스위스, 영국 등 국가도 모두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의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13.5로 OECD 30개 국가 가운데 27위로 나타났다. 이는 26위에 오른 일본보다 낮은 수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탈리아, 핀란드보다는 높다.
한국 평균소득 대비 집값도 100.4로 OECD 30개국 가운데 27위를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여러 수치를 종합해볼 때 한국의 집값 하락 가능성은 17위를 기록했다. 집값 대비 임대료와 평균소득 대비 집값이 낮지만 대출 증가율은 OECD 30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의 집값이 앞으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재 집값과 주택가격 상승률이 모두 OECD 국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나친 가계 대출 증가는 금리 인상기에 특히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적으로 집값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확실치 않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경제 성장 둔화를 이끌 수 있는 분명한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