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이 줄줄이 삼성전자의 2022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MX사업부는 당장 2분기부터 소비둔화에 영향을 받아 실적이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갤럭시S22 판매는 양호했으나 소비경기 둔화 여파로 중저가폰 수요가 예상보다 더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2분기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1분기보다 16% 감소한 6200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이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6조2천억 원에서 15조3천억 원으로, MX사업부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3조6천억 원에서 2조8천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하락분 9천억 원에서 8천억 원을 MX사업부가 차지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해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다.
애플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서 700달러(약 90만 원) 이상 제품 비중이 70% 이상인 반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15% 안팎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위축되면 중저가 제품 중심인 삼성전자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세계 스마트폰업체들 가운데 애플이 인플레이션과 수요 위축, 부품 공급망 차질에 따른 악영향을 가장 덜 받고 있는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경기둔화 환경에서도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수요 감소가 덜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핵심 열쇠는 8월에 출시될 폴더블폰이다.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 아이폰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는 폴더블폰이 대중화된다면 매출 확대와 수익성 제고는 물론 삼성전자가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FE(팬에디션) 시리즈를 단종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기존 S시리즈와 폴더블폰 Z 시리즈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고히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는 가격을 인상하기가 부담스러운 중저가 제품보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고가 제품이 유리하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초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에 른 이미지 타격을 폴더블폰으로 만회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노 사장은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해왔던 일본과 중국에서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는 ‘삼성’을 빼고 ‘갤럭시’ 브랜드로만 승부를 보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는데 2022년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3.5%까지 높아졌다. 이는 샤프를 제치고 애플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10년 만의 최고 시장점유율이다.
지상 7층, 지하 1층의 최대 규모인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를 활용한 모바일 경험 소개와 NTT도코모, KDDI 일본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부회장 중심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만들어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노렸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해 현재는 1% 아래 미미한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기존 충성고객을 유지하는 한편 폴더블폰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5월부터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상 매입하는 ‘스타 바이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평균 중고 시세보다 약 20%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 고객의 ‘락인(잠금)’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에 출시된 갤럭시Z폴드3은 중국에서 사전예약 전 온라인을 통해 구매 의사를 밝힌 대기자만 약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이례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톰브라운 등 해외 명품브랜드와 협업해서 만든 폴더블폰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갤럭시Z폴드4 시리즈도 명품과 접목된 한정판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태문 사장은 올해 초 CES2022에서 “중국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고 특화된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며 “조급해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판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