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바이오신약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바이오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27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개발명 티슈진-C)의 임상 3상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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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
기존에도 관절염치료제는 많이 있었지만 수술없이 1년 1회 투여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처음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이범섭 전무는 “임상결과 세계 최초로 퇴행성관절염의 근본적 치료제(DMOAD)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결과를 토대로 신약 출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식품의약처에 신약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지난해 임상 2상 시험을 마친 미국에서도 임상 3상 준비에 착수했다.
해외 기술수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4월 바이오유럽 스프링 2016 참가에 이어 6월 바이오US 2016에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들에 인보사의 가치와 효능을 알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내년 중 시장에 인보사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보사가 상업화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신약사업이 궤도에 올라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의 예상매출은 10년간 국내에서 4천억 원, 미국에서 1조6천억 원 수준이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함께 인보사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법인 티슈진은 13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천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티슈진에 2천만 달러의 사업자금을 대출했는데 이번에 지분투자까지 이뤄졌다.
특히 이번 지분투자는 수출입은행이 유망 서비스산업에 지분을 투자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신약개발이 고위험사업으로 분류되지만 수은이 인보사의 성공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양산과 바이오신약 연구개발 투자를 위해 13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 이 중 950억 원이 인보사 양산공장 건립과 연구소 이전 등 시설 투자에 쓰인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은 “인보사의 신약품목허가 신청을 상반기 중 진행할 계획”이라며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최대주주인 코오롱은 이번 유상증자에 235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코오롱에 이어 코오롱생명과학 2대주주에 올라 있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도 유상증자에 211억 원을 투자한다. 이 회장은 배정받은 신주의 절반을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코오롱과 이 회장의 코오롱생명과학 예상 지분은 각각 22.32%, 15.79%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30일이다.
이웅열 회장은 2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방문해 인보사 개발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바이오사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 회장이 사내이사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곳은 코오롱그룹 40여 개 계열사 중 다섯 곳뿐인데 코오롱생명과학도 그 중 한 곳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회장이 사내이사에 올라있는 계열사 중 가장 매출규모가 적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 매출은 1200억 원으로 코오롱그룹 전체 매출 8조8천억 원의 1% 남짓이다.
그런데도 이 회장이 직접 코오롱생명과학을 챙기는 것은 바이오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