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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편의점 ‘위드미’를 새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데 고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창고형매장 ‘트레이더스’와 온라인몰인 ‘쓱닷컴’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냈는데 ‘위드미’도 정상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위드미의 성공은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을 '유통왕국'으로 세우는 데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 그룹 차원의 뒷받침
2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후발주자인 ‘위드미’가 원두커피와 도시락 등 편의점업계에서 수익사업으로 떠오른 품목을 강화하면서 흑자달성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위드미는 지난해 1천 개 매장을 넘기며 매출이 4배 이상 급증했지만 적자규모도 덩달아 늘어났다.
위드미는 지난해 매출 1350억 원을 냈는데 2014년과 비교하면 365% 급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161억 원을 내 2014년 136억 원보다 적자폭도 커졌다.
위드미는 경쟁업체와 점포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커피와 도시락 등 떠오르는 시장에 ‘싼값’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위드미가 이런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신세계그룹 차원의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는 위드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2년 동안 무려 4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530억 원을 투입했다.
위드미는 편의점업계는 물론 유통가에서 가장 싼값인 500원짜리 원두커피 ‘테이크1’(TAKE1)을 판매하고 있다.
위드미는 1200여 개 점포 가운데 100여 개 점포에 테이크1을 도입했는데 앞으로 전체 점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위드미가 캔커피보다 저렴한 500원이라는 가격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계열사인 이마트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브라질 원두 '세라도'를 사용해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위드미는 간편도시락 시리즈인 ‘쉐프가 만든 도시락’시리즈로 더블고기 도시락을 4월에 출시하며 편의점 도시락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더블고기 도시락은 2010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국빈만찬 쉐프 출신인 김주환 쉐프가 직접 상품기획과 제조단계까지 참여해 출시한 간편도시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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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미가 내놓은 초저가 원두커피 '테이크1' |
김주환 쉐프는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올반’의 쉐프로 ‘한식문화 세계화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관광부 장관표창을 받기도 했다.
위드미는 전문 쉐프의 레시피를 적용한 이 도시락을 출시한 뒤 2주 동안 도시락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0% 급증했다.
위드미는 세븐일레븐과 GS25 등이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도시락 마케팅을 펼치는 것과 차별화해 유명 쉐프들과 협업한 도시락의 출시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위드미는 이런 전략으로 ‘쉐프가 만든 샌드위치’ 시리즈로 7성급 호텔 쉐프인 에드워드권과 협력한 ‘에드워드권 샌드위치’ 2종을 2300원에 내놓기도 했다.
◆ 이마트와 시너지 확대
위드미는 상품 차별화를 위해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피코크 등 가정간편식을 집과 가까운 24시간 위드미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위드미는 기대한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PB상품으로 지금까지 160여 종의 상품이 출시됐다. 위드미는 이마트에서 노브랜드 상품 출시 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인 ‘감자칩’ 2종을 포함한 과자류와 1겹 화장지 24롤, 물티슈 100매, 마스크3입 등을 할인품목으로 정했다.
위드미 관계자는 “가성비 뛰어난 노브랜드 상품에 할인헤택을 더하는 방식으로 실속형 소비자를 겨냥했다”며 “앞으로 위드미는 주택가 소상권 내 실속형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노브랜드와 같은 가성비 높은 행사상품을 준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자체브랜드 피코크를 놓고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위드미 매장이 수혜를 보기도 했다.
위드미는 SM엔터테인먼트 서울 삼성동 신사옥에 있는 SM아티스트 관련 기념품 매장(SUM마켓)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있다.
이 매장은 개장 5일 만에 위드미 전체점포 평균 매출의 2.5배를 웃도는 매출을 냈는데 한류 관광객의 특성상 대량구매가 많았던 데다 고객 당 판매액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상품으로 관광객들이 이마트를 또 다른 하나의 관광명소로 찾게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위드미도 매출을 늘리는 데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 골목상권 진출, 유통 지배력 확대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창고형매장과 온라인몰, 편의점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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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엔터테인먼트 사옥 내에 위치한 위드미 매장. |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성장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편의점은 유통사업에서 신세계그룹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편의점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까지 포함한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온라인몰은 생필품을 놓고 가격과 배송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면서 매출이 늘어나도 수익성은 후퇴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3% 줄었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편의점 위드미를 운영하는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해 매장을 늘리며 골목 상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인수 당시 위드미의 가맹점 수는 89개에 그쳤다.
정 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상품도 편의점 위드미의 매장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 편의점을 통해 골목상권까지 판매를 확대하면서 물류비와 마케팅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추진해 온 다른 신사업들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고형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4.8%에서 지난해 7.1%로 확대됐다. 이마트몰은 올해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