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19년 9월 처음으로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1를 출시했고 2020년에 이어 2021년 8월에는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폴더블폰의 누적 출하량은 1천만 대 수준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은 가격이다.
갤럭시Z폴드3 가격은 1799달러로 갤럭시Z폴드2(1999달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기본 바(Bar)형 스마트폰보다는 여전히 비싸다. 같은 해에 출시된 아이폰12프로맥스는 1099달러, 갤럭시S21울트라는 1349달러부터 시작했다.
폴더블폰이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던 가장 큰 원인은 플렉서블(휘어지는) 올레드 패널 가격이 일반 스마트폰 패널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4의 생산원가 617.2달러 가운데 약 42%가 디스플레이 가격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플레이는 일반 스마트폰 원가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폴더블폰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던 셈이다.
하지만 2023년부터 삼성전자는 폴더블 패널을 더 저렴한 가격에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아산 A2, A3, A4 등 세 개 공장에서 폴더블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데 A3 공장의 감가상각이 올해 모두 종료된다. A3 공장의 1~2라인 감가상각은 2021년 끝났고 나머지 7개 라인도 올해 1분기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6.1인치 폴더블 패널 제조 원가에서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패널의 가격을 낮춰 시장 침투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2023년부터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의 가격이 1400달러 이하로 출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2023년 이후에는 중국 BOE나 LG디스플레이 등 후발주자도 폴더블 패널 양산을 본격화해 가격이 더욱 하향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OE는 이미 화웨이나 아너(Honor)에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LG디스플레이는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인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의 패널을 생산하는 등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양산을 앞둔 상황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더 낮은 가격에 패널을 공급받게 된다면 중저가형 폴더블폰인 ‘갤럭시A폴드(가칭)’ 출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전기전자업계에서는 현재 갤럭시A 시리즈가 700달러 이하라는 점을 고려해 이보다 소폭 높은 800~900달러 대의 폴더블폰이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갤럭시Z플립3는 이미 999달러로 1천 달러 밑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김소원 연구원은 “합리적인 가격에 편의성, 심미적 요소들이 뒷받침 된다면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갤럭시Z플립 시리즈는 이미 적정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갤럭시A폴드 출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폴더블폰의 재료비와 부품들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중저가형 스마트폰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는 만큼 중저가형 모델 출시는 이와 같은 전략에 배치되는 것일 수 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더 저렴한 폴더블폰을 출시하려면 이 기기를 프리미엄 모델로 만드는 많은 부품을 제거해야 한다”며 “이는 고객들이 접기만 할 뿐 다른 부문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