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 빚이 1분기에 20조5천억 원 더 늘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신용 잔액(잠정)은 1분기에 1223조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처음으로 작성한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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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가계신용 잔액이 1분기 20조원 넘게 늘었다. 사진은 한 고객이 개인대출상담을 받는 모습. <뉴시스> |
1분기에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20조5천억 원(1.8%)이 더 늘어났다.
가계신용 잔액은 2015년 1분기에 13조 원 늘어난 뒤 3분기 연속으로 30조 원 넘게 증가하며 매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상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가계신용의 증가폭은 다소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2월부터 수도권에서 '여신(주택담보대출)심사 선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대출심사기준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이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신용 잔액은 1분기에 지난 분기보다 7조6천억 원 늘었다. 보험사, 여신전문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신용 잔액은 7조4천억 원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 가운데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을 포함하는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분기보다 3조7천억 원 늘었다.
반면 제1금융권인 예금은행의 가계신용 잔액(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은 이번 분기에 5조6천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5년 4분기 증가규모인 22조2천억 원의 25% 수준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풍선효과로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취약계층의 가계부채가 부실로 이어질 경우 소비 위축, 신용유의자 증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고 말다.
제2금융권 금리는 보통 은행보다 높다. 3월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일반대출금리는 11.56%로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3.50%)보다 3배 이상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