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두 회사 모두 본업에서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자회사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왔다.
올해 안에 어떤 방식으로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영방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대한항공과 현대엘리베이터도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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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신증권은 24일 올해 안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컨테이너선사는 영업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섣부르게 법정관리를 결정하기보다 용선료 협상 기한을 계속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9월까지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합류 여부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결국 3분기 안에 현대상선의 경영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9월 안에 현대상선의 앞날이 결정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위험부담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입장에서 현대상선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로 가게되면 관련 자산이 부실화하는 부담이 생기지만 추가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으로부터 인수할 자회사가 더 이상 없다는 점도 현대엘리베이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인수했던 자회사들의 영업적자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했으나 현대종합연수원 인수를 끝으로 관련 리스크가 소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현대엘리베이터와 비슷한 단계를 거쳐 한진해운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경우 현대상선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제시한 3가지 가운데 이미 2가지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마지막 조건인 용선료협상만 남겨놓고 있다. 현재 23곳의 해외 선주와 용선료협상을 진행 중인데 결과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이른 시일 안에 한진해운의 운명이 결정되면 대한항공도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대한항공은 각각 엘리베이터사업과 항공사업에서 독보적 1위 사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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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
두 회사 모두 본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룹 내에서 거의 유일한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던 탓에 부실한 계열사에 지원도 많이 해왔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만 1조 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에 역대 1분기 사상 최대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손익에서 적자폭을 키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과거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현대상선 주가에 연동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2011년에서 2013년까지 5천억 원이 넘는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 뒤에도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고 현대상선에 자금을 대여하는 등 현대상선을 지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분기에 현대상선 관련 지분법 손실만 520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