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14’ 시리즈를 포함한 주요 제품 판매량에 미국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조치로 신형 아이폰 부품 공급이 지연돼 출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시장 조사기관 트레피스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회계연도 2022년 매출 증가율은 10.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 회계연도 2021년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해 33.3% 증가했는데 뚜렷한 성장 둔화를 예고한 셈이다.
트레피스는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크게 증가했던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애플의 매출 증가율도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기침체 발생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소비자들의 전자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애플의 올해 실적에 부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이번 회계연도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패드와 맥, 웨어러블기기 등 하드웨어 매출을 모두 합치면 전체 매출의 80% 정도로 추정된다.
애플이 여전히 하드웨어 판매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소비자 수요 변화는 매출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올해 신제품인 아이폰14 시리즈 생산 차질로 출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떠오르는 점도 애플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니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출시를 예고했던 4종의 아이폰14 신모델 가운데 최소 1종의 개발 및 양산 일정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 봉쇄조치를 실시하면서 현지 부품 협력사의 생산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부품 협력사들에 뒤늦게라도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상하이 지역의 경제활동 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9월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의 부품 공급망 확보와 단가 확정은 6월 말까지 마무리된다. 이후 대량 생산과 전 세계시장 출시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부품 공급망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애플이 부품 단가와 양산 시기를 확정할 수 없어 아이폰 출시 시기를 늦춰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아이폰 수요 전망이 불안한 상황에서 신제품 출시 시기까지 늦어진다면 애플의 이번 회계연도 실적에 더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레피스는 애플이 그동안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 온 만큼 올해 매출 성장률이 둔화해도 탄탄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하드웨어사업과 별개로 서비스부문의 실적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혔다.
현재 애플 주가가 실적 전망과 비교해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레피스가 이날 보고서에서 제시한 애플 목표주가는 179달러다. 25일 미국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40.52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약 27% 수준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