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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키움증권, 부실채권 자회사 키워 증권업 가뭄에 단비 만들기

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 2022-05-24 16: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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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이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 자회사를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부실채권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부실채권 투자를 통해 증시둔화에 따른 증권업 부진을 일부 만회할 수도 있다.
 
대신증권 키움증권, 부실채권 자회사 키워 증권업 가뭄에 단비 만들기
▲ 대신증권 로고(위)와 키움증권 로고.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원리금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한동안 시장 규모가 줄었던 부실채권시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0년 4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지원 방안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상환도 유예하도록 했다. 6개월로 정해졌던 정부의 조치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끝에 올해 9월 종료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대출 원리금 잔액은 139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낮음에도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에 따라 아직 부실채권으로 잡히지 않은 금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은 여신을 건전성 정도에 따라 회수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관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NPL)을 매각해 건전성을 유지한다.

2019년 4조 원대였던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규모는 지난해 3조 원 초반으로 줄었는데 원리금 상황유예가 끝나는 데 따라 올해는 부실채권 시장 규모가 5조 원대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이 부실채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대신F&I, 키움F&I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대신F&I, 키움F&I 등은 은행이 내놓은 부실채권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뒤 담보 등을 매각해 수익을 올린다.

부실채권시장이 커지는 데 따라 대신F&I, 키움F&I의 실적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대금 감소 등 증권업황의 악화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부실채권시장 확대에 힘입어 업황 부진에 따른 증권사의 실적 감소분을 관련 전문 자회사를 통해 일부 만회할 수도 있다.

대신증권은 2014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F&I 인수해 대신F&I를 출범하면서 일찌감치 부실채권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신F&I는 부실채권투자사업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인 나인원한남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실채권 시장지위가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나인원한남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다시 부실채권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F&I의 1분기 영업이익은 36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35억 원보다 128억 원 증가했다.

반면 대신증권의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838억 원으로 지난해 989억 원과 비교해 151억 원 줄었다.

단순 계산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별도기준 영업이익 감소분의 80% 이상을 자회사인 대신F&I의 영업이익 증가로 만회한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신F&I는 나인원한남 사업이익을 통해 확대된 투자여력을 바탕으로 부실채권부문의 경쟁력 제고및 사업기반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부실채권시상 성장성을 높게 보고 2020년 10월 키움F&I를 설립해 부실채권 투자에 뛰어들었다.

설립 당시 키움F&I의 자본규모는 200억 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1천억 원대로 커졌다.

키움증권이 설립 1년여 만에 2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공격적으로 키움F&I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키움F&I의 지분은 키움증권이 98%, 다우기술이 2% 들고 있다.

키움F&I는 출범 첫 해인 2020년에 7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본 반면 2021년에는 약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부실채권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키움F&I의 자본규모가 1천억 원대로 증가해 부실채권에 투자할수 있는 여력이 대폭 커졌다. 키움F&I가 출범 3년차를 맞아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면 올해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취약업종에 대한 원리금상환유예 조치가 2022년 9월말 종료 예정인 가운데 향후 은행부문의 부실자산이 증가할 경우 부실채권시장 규모는 현 수준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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