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이 풍력타워 해외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풍력발전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6일 씨에스윈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회장은 최근 터키 제2공장 증설을 마친 데 이어 베트남 공장 증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만들 베트남 제2공장은 기존 제1공장에 인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착공시기 결정만 남을 정도로 상당히 구체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의 증설이 임박한 것은 맞다”며 “조만간 공시와 관련규정을 준수해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씨에스윈드의 풍력타워 해외공장 가운데 베트남은 미국법인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2021년 기준으로 씨에스윈드의 해외공장 생산능력 비중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미국법인 29%, 베트남 26%, 말레이시아 15%, 중국 9%, 터키 9%, 대만 6%, 포르투갈 6%로 나타난다.
특히 김 회장은 베트남 생산기지 증설을 통해 유럽시장의 성장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에 따르면 당장 해상운송비 부담으로 유럽으로 수출하는 수주물량이 축소될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유럽의 철강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철강재 조달 가격이 낮은 베트남 법인의 반사이익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해외 증설에 발빠르게 나서는 것은 풍력발전 시장이 최근 에너지 안보 위기로 말미암아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천연자원에 의존하기 보다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480GW의 풍력발전소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해마다 3~5배 이상 풍력발전소 규모를 늘려야 가능한 목표다.
김 회장은 베트남 공장과 터키 공장 및 포르투갈 공장을 통해 유럽시장의 풍력발전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 법인의 경우 2021년 10월 인수한 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익성 기반의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경쟁력을 개선할 채비를 하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전망도 나쁘지 않다.
미국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계획에서 풍력발전 부문의 비중을 17%로 잡았다. 발전규모는 7.6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 바이든 정부는 청정에너지프로그램법안(CEPP)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안의 의회통과를 논의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대표적 국가인 베트남은 2025년까지 12G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설치하기로 돼 있어 씨에스윈드 베트남법인의 직접적 수혜가 기대된다.
중국도 국가에너지국(NEA) 주도로 400GW 규모의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특히 중국 터빈회사들의 대형 해상풍력터빈 개발이 탄력이 붙고 있고 중국 안에 위치한 노후 풍력발전단지에서 정비수요가 예상되는 점도 씨에스윈드에게 긍정적 요소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전 세계 풍력발전 설치량이 올해 81.1GW에서 2023년 90.5GW, 2024년 98GW, 2025년 112.2GW 등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풍력발전업계의 성장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풍력업체들이 최근 생산 비용상승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풍력시장 확대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특히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