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한국 배터리 경쟁사들과 비교해 수익성 확보 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에 LFP배터리 채용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가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10일 “CATL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에 실망감을 안겼다”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154% 늘었지만 순이익은 24%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배터리 생산에 쓰이는 핵심 소재의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CATL이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LFP(리튬인산철) 기반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는 점이 앞으로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LFP배터리가 테슬라의 거의 모든 중국 내수시장 판매 차량에 탑재되는 데다 다른 국가에서도 점차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국가에서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생산 원가는 3월 들어 약 10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LFP배터리의 생산 원가 상승폭은 같은 기간 30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그럼에도 CATL이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경쟁사보다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위치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LFP배터리의 장점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테슬라와 같은 핵심 고객사가 LFP배터리를 널리 활용하는 데다 LFP배터리 원가가 NCM배터리와 비교해 원래 낮았기 때문에 원가 상승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LFP배터리가 앞으로 전기차시장에서 더 널리 활용되며 대세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LG에너지솔루션 및 한국 배터리업체는 전기차 대중화를 가능하게 하는 LFP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며 “LFP배터리의 수요 전망과 수익성 전망은 모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는 NCM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LFP배터리는 아직 생산 계획을 잡아두지 않고 있거나 이제 막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LFP배터리는 그동안 무겁고 전력 효율과 밀도가 낮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는데 고객사인 전기차업체들의 인식이 바뀐다면 LFP배터리가 NCM배터리를 넘고 주류 기술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전기차 출고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LFP배터리 채용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배터리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배터리 원가 상승의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단기 수익성보다 전기차 대중화라는 중장기 전망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