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1위를 놓고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진에어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양쪽에서 제주항공을 제쳤다.
두 항공사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사업전략은 차이를 보인다.
진에어는 대형항공기를 잇달아 도입해 장거리노선을 확대하고 있고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다운 항공사를 강조하며 수익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진에어, 대형항공기 도입해 성장세 재촉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1분기 눈에 띄게 실적이 늘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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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진에어 대표이사. |
진에어는 1분기 매출 1800억 원, 영업이익 2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113% 증가했다.
진에어는 1분기 매출에서 처음으로 업계 1위 제주항공을 추월했다. 영업이익도 제주항공보다 더 많이 냈다.
저유가의 수혜는 진에어를 비롯한 대부분 항공사들이 모두 누렸다. 진에어는 여객수를 급격하게 늘린 점이 실적증가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1분기 수송승객을 지난해 1분기보다 63.5% 늘렸다. 특히 국제선에서 승객수 증가가 도드라진다. 진에어는 1분기 국제선 수송객이 지난해 1분기보다 85.1%나 늘었다.
진에어가 국제선 수송객을 크게 늘린 데는 대형항공기 도입과 장거리노선 운항이 큰 역할을 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재 3대의 대형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공급좌석이 늘어난 데다 해외여행 증가추세가 더해지면서 1분기 수송승객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좌석수가 390석에 이르는 대형항공기를 3대째 도입했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이 크기의 기종을 운항하고 있는 것은 진에어뿐이다.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항공기는 180~190석 규모다.
진에어는 이 항공기를 투입해 인천~하와이노선 등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하와이노선은 진에어가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노선이다. 일반적으로 저비용항공사는 중단거리노선에 주력하는데 진에어는 장거리노선으로 사업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 노선은 취항 이후 높은 탑승률을 유지하며 진에어의 여객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여름 대형항공기를 1대 더 도입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대형항공기를 늘리면서 승객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장거리노선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수익성을 고려해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항공 “가장 저비용항공사다운 저비용항공사” 지향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보편적 수익모델에 충실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까지 새 항공기 3대를 도입했고 올해 안에 3대를 더 도입한다. 모두 기존 운항하고 있는 항공기와 같은 180석 규모 항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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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
제주항공은 이달 초 인천~타이베이노선의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인천~삿포로 등 3개 노선을 취항하는 등 단거리노선을 중심으로 운항노선을 늘리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장거리노선을 취항하거나 대형항공기를 도입하는 등의 사업방향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여객수요에 맞춰 정기노선과 부정기편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1분기 여객 매출을 제외한 부가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27.4% 늘었다. 부가매출은 기내식 판매, 유료좌석 예약제 등 대형항공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과금해 올린 매출을 일컫는다. 저비용항공사는 항공권이 싸기 때문에 주로 부가매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
제주항공은 1분기 항공기 반납계획에 따라 정비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가장 저비용항공사다운 수익모델을 갖춘 저비용항공사”라며 “앞으로 단거리노선을 중심으로 한 여객을 늘리고 수익성 높은 부가매출의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강화할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