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이 2030년 목표로 내건 '업계 1위 자산운용사'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시장 확대가 필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과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2배 이상 차이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은 현재 자산운용업계 3위로 122조1528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292조9307억 원이며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164조5813억 원 수준이다.
해외시장 공략은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캐나다, 영국, 인도, 중국, 홍콩 등에 현지자산법인을 두고 운용자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에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이 국내법인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역전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현지법인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의 미래가 밝다.
증권사를 보더라도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해외 현지법인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2020년보다 62.3% 증가한 3억590만 달러(3627억 원)로 집계됐다.
이 사장은 업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적극적 M&A를 통한 해외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3일 창립 34주년을 맞아 장기비전을 선포하고 2024년 업계 2위, 2030년 업계 1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영준 KB자산운용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자산운용 자체역량과 그룹사 역량을 집결해 2030년 1위를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시장공략과 M&A(인수합병)를 통한 해외진출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M&A는 아시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 높다. KB자산운용이 현재 해외진출한 곳도 모두 아시아 지역이다.
KB자산운용은 현재 2개의 해외 현지법인과 1개의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2017년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운 뒤 2018년에는 상하이 현지법인을, 2019년에는 베트남 현지사무소를 각각 설립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해외 현지법인이 운용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매우 작다"며 "하지만 해외 ETF 운용사 인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해당 운용사를 인수하게 되면 운용자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성과는 이 사장의 연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 사장은 2018년 1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 1년 단위로 연임하고 있다.
이 사장은 KB자산운용을 2030년까지 업계 1위에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전 단계로 202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잡고 업계 2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 사장은 1966년생으로 대표이사급 가운데 나이가 적은 편으로 실적으로 경영실력을 입증한다면 연임을 통해 2024년까지 KB자산운용 이끌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정경제부 공무원 출신으로 2002년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AT커니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투자금융부문에 몸담으며 메릴린치 투자금융부문 이사, GE코리아 신규사업개발담당 전무를 거쳐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KB자산운용으로 합류한 이 사장은 2020년까지 조재민 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에서 KB자산운용을 이끌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단독대표를 맡았다.
이 대표가 처음으로 단독대표로 나섰던 지난해 KB자산운용은 779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하며 기존 3위였던 한화자산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