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테슬라 주가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할 공산이 크고 앞으로 대출이자를 납입하기 위해 추가로 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5일 로이터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 CEO의 지분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트위터 지분 전량을 430억 달러(약 53조5천억 원)로 지금보다 비싼 값에 사 자진 상장폐지하겠다는 머스크 CEO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SEC)에 해당 자금을 조달할 구체적 방안도 제출한 만큼 이사회에서 제안을 받아들이면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는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는 잠재적으로 테슬라 주가 하락을 이끌 수 있어 테슬라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내놓은 자금 조달 계획이 테슬라 지분 매각과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모건스탠리에서 목표로 한 125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약 3분의1을 담보로 잡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테슬라 전체 지분의 약 6%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머스크 CEO가 기업이 아닌 개인 신분으로 대출을 받는 만큼 담보율이 높게 설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가 대출 이외에 테슬라 등 주식을 매각해 조달하기로 한 자금도 210억 달러에 이른다. 대출 담보로 잡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테슬라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테슬라 지분을 대거 매각하고 추가로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테슬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모건스탠리 등 금융기관에 주식 담보대출을 받은 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 지분을 매각해 대출을 일부 상환해야 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결국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리스크가 테슬라 주가에 계속 반영되면서 앞으로 주가에 악재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 CEO는 이미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총 자산 규모는 2700억 달러(약 337조 원)으로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산이 테슬라 등 자신이 창업한 기업의 주식으로 이뤄져 있어 지금과 같이 자금이 필요할 때 테슬라 지분 매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머스크 CEO에 1주당 64.2달러로 그의 제안보다 1주당 10달러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여전히 트위터 인수에 의지를 보인다면 매각해야 하는 테슬라 지분 규모가 예상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는 1분기에 트위터 지분 약 9%를 개인 자금으로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트위터 측의 이사회 합류 제안을 거절하고 인수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권을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는 목적으로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대거 사들이는 공개매수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유력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