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상자산과 주식 투자, IT벤처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젊은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은행들은 과거와 다른 접근방법을 도출해 '슈퍼리치'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금융자산을 1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금융부자' 숫자는 2016년 27만1천 명, 2017년 31만 명, 2018년 32만3천 명, 2019년 35만4천 명, 2020년 39만3천 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도 직전년도 대비 10.9% 늘었다. 2020년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2618조 원)는 5년 전과 비교해 1.4배 커졌다.
젊은 부자를 의미하는 '영앤리치'의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49세 미만이면서 자산규모 10억 원 이상을 지닌 '영앤리치'들 가운데 3분의 1은 코로나19 기간에 10% 이상 총자산을 불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들 부유층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자산관리에서 획기적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7월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는 7층 규모로 만들어지며 부유층 고객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관리할 '팀 단위 PB고객 관리 모델'과 '패밀리 오피스 모델' 등을 적용한다. 또 자산관리뿐 아니라 갤러리와 아트홀, 카페 등 문화·예술과 취미생활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세웠다.
하나은행은 올해 서초 및 반포 부근에 초고액자산가 전용 PB센터인 '클럽원' 3호점을 내놓는다. 하나은행은 2017년 '클럽원 삼성'을 구축한 데 이어 2021년 '클럽원 한남'을 출범시킨 바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역삼동에 초고액자산가 특화점포 'TCE 시그니처센터'를 열었다. TCE 강남센터, TCE 본점센터에 이은 세번째 초고액자산가 대상 특화점포다.
특히 한국씨티은행 출신 최우수 자산관리 인력을 영입하면서 우리은행 영업점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3명의 프라이빗뱅커(PB)를 배치해 초고액자산가 대상 영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2월 100억 원 이상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브랜드인 '신한 PWM 패밀리오피스'를 출시하면서 슈퍼리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밖에 고액자산가들에게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새롭게 구성한 'SOL(쏠) PB' 앱도 운영하고 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