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결정으로 취임 이후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다소나마 여유가 생겼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으로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어 이 후보자는 미국과 금리 격차를 유지하고 국내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감안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민하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총재 공석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로 인상하면서 이 후보자가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한 이후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자는 늘어나는 부채를 조정하고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해 왔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 답변하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다”며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 주체들이 스스로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는 총재로 취임한 뒤 처음으로 참석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4일 “5월을 전후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한다”며 “5월 초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해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져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원화가치의 하락, 자금의 해외유출 등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0.75%포인트까지 좁혀졌다가 이날 다시 1%포인트로 벌어졌다.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5월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빅스텝을 시행한다면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보고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가 2.33%로 추정되므로 한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동조한다면 국내 기준금리는 2.8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