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구조조정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를 가동하며 장기적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장기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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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6월 초 브라질제철소의 화입식을 열고 가동을 시작한다. 화입은 용광로에 불을 붙이는 작업을 일컫는다.
브라질제철소에서 후판의 원료인 슬라브가 생산된다. 동국제강은 이 제철소의 지분 30%를 보유해 앞으로 매년 슬라브 160만 톤을 공급받게 된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 가동을 통해 후판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후판사업을 주력 가운데 하나로 삼는다. 후판사업은 지난해 전체매출의 15%를 차지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기존에 후판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브라질제철소 가동에 따라 원료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며 “이 곳에서 공급되는 슬라브를 후판생산에 투입하는 것뿐 아니라 수출도 병행하는 등 유동성 있게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새 제철소 가동에 따른 비용 때문에 당장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 운영에서 1~2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에서 성과를 거두기까지 현재 구조조정의 효과를 다져야 한다.
동국제강은 2014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뒤 2년여 동안 사업을 개편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들어 구조조정 효과와 함께 철강가격 인상 등 업황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영업이익 566억 원을 거두며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잇다.
동국제강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2분기에 영업이익 70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장담했다. 이성호 동국제강 상무는 “건설업이 성수기에 진입하고 주력제품인 철근과 형강 등 제품가격이 상승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철강가격의 상승세가 꺾이며 철강가격 인상에 힘입은 실적개선도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열연과 철근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철강사들이 가격인상에 따라 수익을 회복하며 가동을 멈췄던 생산설비의 재가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동국제강을 비롯해 국내 철강회사들이 1분기 철강가격을 올린 데는 중국 철강가격 상승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 앞으로 중국 철강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국내 철강회사들이 추가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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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가동을 앞둔 브라질 제철소. |
동국제강은 1분기 철강가격 인상분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철강가격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 이후 수익성 개선이 느려질 수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중국 철강업계가 더 이상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최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결국 점점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실적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조선업은 후판 수요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동국제강은 조선업 불황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후판사업의 매출비중을 2013년 21%에서 지난해 15%까지 줄였다. 의존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후판사업의 비중은 여전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항 후판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당진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일원화하면서 조선업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현재 가동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에 앞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