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제재 영향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뒤에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산유국에서 단기간에 원유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중단 조치는 확산되면서 꾸준히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3일 증권사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국제유가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가 상승세는 전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안에 종결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국제유가는 앞으로 수 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가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제제재로 원유를 수출하기 어려워지고 원유 수입국들이 러시아에 의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최근 유가 상승을 이끈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배럴당 140달러 수준까지 오르다 최근 10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다. 다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국가의 환경규제 변화와 OPEC 소속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조절도 유가 상승세에 꾸준히 힘을 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OPEC 산유국의 생산 조절 등 단기적 영향이 해소되더라도 유가 상승 추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되면서 고유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공급 축소가 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아직 초기 수준에 불과한 데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유가에 균형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확대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데다 미국 등 국가의 원유 생산량을 단기간에 대폭 늘리는 일도 어려운 만큼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OPEC 산유국들은 유가 상승이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 때문이라며 자체적으로 원유 생산을 확대할 만한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원유 생산을 확대한다고 해도 이런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최소 9개월의 기간이 필요하고 인력 부족 등 문제로 생산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2분기에 배럴당 12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가를 이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여러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국제유가 상승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심화와 제조업 생산 차질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국증시를 포함한 세계 주식시장에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악영향이 점차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 전망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유가 상승에 오히려 더 큰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