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통공룡들이 펼치는 '패권 대결'의 서막이 올랐다.
6일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롯데와 신세계로 대표되는 전통의 유통강자와 GS리테일이 3강 체제로 쿠팡 등 이커머스와 네이버 등 IT기업과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
롯데그룹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을 예고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롯데제과가 존속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양사는 5월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 회사의 사업분야는 빙과, 제빵, 건강기능식, 가정간편식, 육가공, 커피, 식자재 등 식품업계 전반을 포괄하게 된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매출 기준으로 전체 식품기업 1위인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로 부상하게 된다. 제과·빙과분야에서는 단번에 1위로 뛰어오른다.
이같은 롯데그룹의 결단은 모태인 롯데제과 등 식품사업군의 '1등 DNA' 복원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사장단회의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생각해왔던 성과의 개념을 바꿔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고 변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롯데그룹과 함께 유통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신세계그룹도 공격적인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인수합병을 통해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들이 유통군단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신세계 범유통 계열사는 모두 18개에 이른다.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지마켓, 옥션, G9, W컨셉, 노브랜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스타벅스, 스타필드,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라이브쇼핑, 이마트24, 조선호텔, 신세계까사 등이다.
대표주자인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6조4514억 원을 거뒀다. 온라인몰 쓱닷컴(1조4942억 원)과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 글로벌(4분기 1184억 원) 매출을 더하면 18조 원 대에 이른다.
신세계그룹은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나파밸리(Napa Valley)의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에 이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인수전에도 참여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신세계그룹은 올해 온·오프라인 매출 균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GS홈쇼핑과 결합으로 새로운 공룡유통으로 부상했다.
GS리테일은 현재 전국 1만5천 개 이상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은 3천만에 가까운 시청가구와 18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기준 GS리테일의 종속기업은 파르나스호텔을 비롯해 지에스넷비전, 후레쉬미트, 어바웃펫(옛 펫츠비), 텐바이텐 등 13개다. 지분을 투자한 관계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도소매,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공급사 등 무려 40여 개에 이른다.
GS리테일은 올해 이커머스(새벽배송), 배달(모빌리티), 반려동물, 가정간편식을 포함한 푸드테크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