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과제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첫걸음부터 암초를 만났다.
박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매각,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박 회장은 금호터미널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금호타이어 인수, 시작부터 첩첩산중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르면 6월 안에 매각공고를 내고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을 시작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지만 자금력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매각대상 지분가치는 7천억~1조 원가량이다. 해외 타이어회사들이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이면 가격이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
박 회장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하며 금호타이어 인수 채비에 나섰다.
박 회장은 4월 말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했던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금호기업에 매각했다. 그 뒤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으로 탄생하는 합병 지주사에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3천억 원가량의 현금과 전국에 있는 터미널부지 등 자산이 귀속된다.
박 회장이 앞으로 이를 활용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박 회장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김성채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금호터미널에 금호기업과 합병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특히 합병을 강행할 경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금호터미널 지분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번 지분매각과 합병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합병 마무리돼도 제3자 지정권 인정여부 남아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걸림돌이 남아있다.
바로 제3자 지정권을 둘러싼 논란이다.
2010년 체결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 부여 약정서에 “채권단의 사전 서면동의가 없을 경우 우선매수권은 제3자에게 양도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박 회장은 인수자금을 개인 자격으로 홀로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이 혼자서 최소 7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하기는 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은 현재 이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해 우선협상자 선정이 어려워지면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제3자 지정권을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제3자 지정권을 부여하면 박 회장은 계열사나 백기사를 동원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