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03-30 11:33:36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의 기업가치가 보수적 증설 기조 때문에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0일 “삼성SDI가 공장 증설을 다소 보수적으로 하고 있어 경쟁 배터리기업과 비교해 투자자들에게 선호되지 않고 있는데 이제 과도한 저평가구간에 진입했다”며 “삼성SDI는 2023년 실적 예상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그동안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 국내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비교해 성장속도가 느린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기준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5%로 중국 CATL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온은 점유율 5.8%로 5위에 올랐다. 2020년보다 점유율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반면 삼성SDI는 점유율 4.5%를 나타내며 2020년보다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간 6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의 현재 시가총액은 39조 원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에스원 등의 보유지분을 제외하면 기업가치는 31조 원에 불과하다.
또 2023년 실적 예상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으로 전기차배터리 업종 내에서는 가장 저평가돼 있다.
하지만 삼성SDI도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3월17일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설립을 준비하며 현지 케파(생산량) 확보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미국에 자체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 내 첫 번째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체 공장까지 세운다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과 비교해 다소 보수적으로 투자한다는 시선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익성이 높은 신형 전기차 배터리인 젠5(Gen5)를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전치차 배터리 매출에서 젠5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10% 중반까지 올라왔으며 하반기에는 고객사가 추가되면 2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리비안에 21700셀 배터리 공급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지는 않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SDI의 현재 주가는 과도하게 떨어져 있으며 적극 매수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