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기업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부담이 더욱 커졌다.
권 행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기업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의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문제는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
|
|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행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임 위원장은 10일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은 민간은행과 업무가 가장 유사한 만큼 민간금융회사에서 참고할 성과연봉제 도입의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가운데 소매금융과 중소기업대출 등 시중은행과 비교적 유사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직원 수도 지난해 기준 1만2603명으로 다른 금융공공기관보다 훨씬 많다. 이 때문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시중은행에 강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 행장도 올해 초 업무계획에 성과주의 확대를 포함하고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인적관리(HR) 컨설팅회사 머서코리아로부터 성과연봉제 지침의 가안도 받았다. 기업은행은 3월부터 머서코리아와 함께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인사평가체계를 개발해 왔다.
권 행장은 이 가안을 보완해 이르면 5월 안에 성과연봉제 지침 최종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타고 넘어야 한다.
기업은행은 머서코리아와 함께 성과연봉제 지침의 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머서코리아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 결과의 불공정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했다.
권 행장은 1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업은행에서 도입하려는 성과주의는 무엇보다 절차적인 피드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소통을 통한 설득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권 행장은 4월에 금융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개별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에 대규모 손실을 낸 반면 호봉제와 집단성과급제를 결합한 기업은행은 탄탄한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은 전혀 근거 없는 강요”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