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03-08 11: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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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저가 D램인 DDR3 생산을 축소해 2022년 2분기 DDR3 가격이 1분기보다 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이 DDR5로 생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면서 DDR3 생산 중단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반면 네트워킹 칩 판매 증가로 칩에 들어가는 DDR3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2분기 가격이 1분기보다 0~5% 상승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 삼성전자가 생산한 DDR3 제품.
DDR3은 주로 셋톱박스나 고성능 시스템온칩(SoC)이 필요하지 않은 모뎀 등 네트워킹 칩에 사용된다.
DDR3은 2010년대 중반까지 시장을 주도하다 2015년부터 DDR4에게 밀려 현재는 전체 D램시장에서 10% 이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생산으로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1~4Gb 칩과 같은 DDR3 제품의 생산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2026년까지 DDR3을 계속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DDR3이 들어가는 네트워킹 칩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수급 상황은 지속적으로 빡빡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마이크론이 생산하는 DDR3은 소비자용 제품과 자동차용으로 나뉘기 때문에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대만 기업인 난야와 윈드본드도 DDR3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새로운 생산라인은 2023~2024년이 돼야 가동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DDR3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D램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D램 현물가격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시안에 한 달 동안 봉쇄령을 내림에 따라 2021년 말 하락세에서 강한 상승세로 전환했다. 두 달 동안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인해 구매자들은 추가 가격 인상을 예상하며 더 많은 D램을 미리 조달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설 이후 기기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들이 출시되면서 일부 구매자들은 다시 한 번 소비자 D램 조달 활동을 시작했다”며 “D램이 들어가는 최종 제품의 수요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D램 구매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사거나 D램 재고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 D램을 천천히, 꾸준히 조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DDR3를 비롯한 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좋은 소식이다.
글로벌 D램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과점체제가 굳어져 있다. 3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는다.
2021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D램 시장점유율 42.3%,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 29.7%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