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자금 마련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신용등급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데 실제 신용등급이 오르면 홍 사장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자금을 저금리로 빌릴 수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우량 회사채 발행이 가능해지는 AA급 신용등급 획득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전날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 받았다. 이는 다음 단계인 AA급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매달 하이투자증권을 두고 자체 신용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매달 평가를 진행해 결과가 좋으면 신용등급을 AA급으로 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위주로 투자금융(IB) 영업력이 높아지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며 “우발부채도 잘 관리해 자본적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기자본 규모 1조 원 이상 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이 AA급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는 점도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탠다.
하이투자증권은 2021년 3분기 개별기준으로 자기자본 1조178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15위 규모다.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 원을 넘긴 뒤 지속해서 자기자본이 늘고 있다.
자기자본이 1조 원이 넘는 증권사들은 대부분 신용등급 AA급을 받고 있다. 자기자본 1조 원 이상 증권사 17곳 가운데 AA급이 아닌 곳은 하이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2곳뿐이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오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우량 회사채 발행이 가능해져 현재보다 유리한 금리로 외부 차입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홍 사장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 노력에도 힘이 붙을 수 있다.
홍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하이투자증권의 기존 강점 사업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외에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2월25일 이사회에서 2년 만에 2천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도 결정했다. 자본 확충은 하이투자증권이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2천억 원어치를 발행하면 이를 DGB금융지주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 사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하이투자증권에 사업 다각화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의 전신인 증권감독국 국제업무국과 LG투자증권 국제금융팀 등을 거쳐 이트레이드증권 전략경영실 전무, 경영인프라 총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냈고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9월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 집중하며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사이 다른 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홍 사장은 자기매매 등 세일즈앤트레이딩(S&T)사업과 자산관리(WM)사업 등으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홍 사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시절 체질개선을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순이익을 2013년 27억2900만 원에서 2018년 345억5200만 원까지 약 12배로 키워 놓은 경험이 있다.
홍 사장은 2월 기업설명회에서 “물적 자본의 효율적 사용과 시스템화한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탄탄한 도약을 도모해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