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이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충당금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조 행장은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때문에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은행들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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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은행이 부실대출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충당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기업들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조 행장은 “옥석 가리기로 어려운 곳을 살려야 할 때”라며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상환 구조조정 등 여러 가지를 바꿔줘야 하는 것이 은행의 공통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지급준비율 인하를 요구한 데 대해 “이 총재와 식사할 때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한번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이러한 요구를 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조 행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연관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고객에게 예금을 지불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국은행에 의무적으로 쌓아놓는 자금을 말한다. 지급준비율은 지급준비금의 적립비율로 지급준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의 적립 부담이 줄어 유동성은 커진다.
조 행장은 “워낙 지급준비율을 조정한 지 오래됐으니까 지금 시점에서 한번 봐달라는 차원에서 건의가 들어간 것이지 구조조정과 관련없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은행부문의 수익창출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두번 인하된 뒤 정확한 숫자는 말할 수 없지만 이자이익이 줄어 충격이 매우 컸다”며 “금융지주 전체에서 보면 은행 수익의 비중이 작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해외진출을 저금리시대의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 비중이 10%가 넘었는데 상당히 의미있는 성장”이라며 “2020년에는 2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성과주의와 관련해 “임금을 깎기보다 개인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떻게 평가를 공정하게 할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