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러시아에 반도체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공장. <삼성전자> |
IT 전문매체 WCC테크는 27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반도체회사인 인텔, AMD, 엔비디아는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쟁 위기의 여파로 러시아에 칩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담당자는 최근 러시아 제조업체에 자사 제품이 러시아에 일시적으로 배송되지 않을 것임을 구두로 통보했다.
이는 미국 상무부의 러시아 수출 규제 결정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24일 △전자(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 57개의 품목 및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산 제품 또는 미국산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러시아에 판매하는 것을 제한한다.
TSMC도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제조하기 때문에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TSMC가 더 이상 제조, 배송하지 않는 칩 가운데는 러시아에서 설계된 엘브러스 반도체가 있다. 엘브러스는 러시아의 군사 및 보안 서비스의 일부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엘브러스가 러시아에서 설계됐기 때문에 대기업과 은행이 컴퓨터에 엘브러스 칩을 사용하도록 권장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기업의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러시아 수출 중단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이 러시아에 수출하는 반도체 규모가 작은 만큼 당장의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한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한 반도체 규모는 7400만 달러(약 885억 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0.06% 정도에 머문다.
하지만 향후 미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원칙적으로 민간 소비재 완제품으로 분류되는 품목은 미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러시아에 수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제품이더라도 미국이 ‘거래우려자 목록’에 올린 대상과 거래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해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도 러시아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기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약 3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스마트폰 수출이 금지된다면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얼마나 매출을 내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2021년 러시아와 인접 국가에서 약 4조 원대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