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와 중국 등 신흥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고전하고 있다.
인도에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려던 계획이 무산된데다 중국정부의 견제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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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블룸버그는 4일 "인도정부가 애플의 중고스마트폰 판매요청을 거절했다"며 "가격을 낮춘 제품으로 스마트폰 최대 시장을 공략하려던 애플의 계획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고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낮은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로부터 회수해 공장에서 재조립한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려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도정부가 애플의 요청을 거절하며 신흥시장 확대하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블룸버그는 "인도정부는 애플이 중고제품을 들여올 경우 해외업체들도 유사한 전략을 사용해 현지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를 노려 보급형의 아이폰SE를 출시한 데 이어 다양한 판매전략을 도입하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애플은 그동안 미국에서만 진행하던 임대판매방식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인도에 출시해 가격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대화면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은 인도와 중국에서 아이폰SE의 경쟁력 자체가 약한데다 중국정부 역시 애플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늘려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인민법원은 최근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이라는 제품명을 독점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지 가죽케이스업체가 이전부터 사용하던 아이폰의 명칭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플은 2012년 중국에 아이패드를 출시할 때에도 현지업체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6천 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중국 법원의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중국정부는 최근 애플의 동영상과 전자책 등 콘텐츠서비스를 현지에서 강제로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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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
애플에 날카로운 조언을 날리기로 유명한 전략투자가 칼 아이칸은 최근 "애플은 중국정부의 견제가 심해지며 점점 더 고전할 것"이라며 "애플 지분을 이미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둔화하는 와중에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공략에 실패하면 아이폰 판매량은 더욱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인도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갤럭시J3과 같은 저가형 전략모델을 내놓는 등 정부와 마찰을 피하고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시장마저 점점 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애플의 시장공략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