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이 차량용 반도체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동차의 전장(전자장비)이 강화되는 추세가 나타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X세미콘은 올레드 디스플레이 생산 확대로 주력제품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사업 실적이 좋아져 새 사업에 투자할 재무체력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LX세미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손보익 사장은 든든히 쌓아둔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여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비롯해 타이밍컨트롤러(T-CON),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주로 디스플레이 관련 비메모리반도체를 설계·판매하는 기업이다.
손 사장은 디스플레이 비메모리반도체 설계기업을 넘어 종합반도체 설계업체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손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의 일종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차세대 반도체로 일컬어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기술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실리콘카바이드반도체는 현재 반도체 생산에 주로 쓰이는 실리콘웨이퍼가 아닌 실리콘카바이드웨이퍼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다.
실리콘카바이드웨이퍼는 실리콘웨이퍼보다 내열성(열을 견디는 성능)과 내전압성(전압을 견디는 성능)이 좋아 차량용 반도체 웨이퍼로 각광받는 차세대 제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수요가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에서는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 시장이 2020년 약 7억 달러에서 2030년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2%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손 사장은 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올라타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LX세미콘은 2021년 10월에는 LG화학으로부터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머티리얼즈 지분 29.98%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에는 LG이노텍으로부터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소자 개발설비와 특허 자산을 인수했다.
LX세미콘은 새 사업을 위한 재무체력도 다져둔 것으로 평가된다.
LX세미콘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이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주력제품인 디스플레이 구동칩 판매가 늘어 양호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LX세미콘은 특히 2021년 디스플레이 구동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988억 원, 영업이익 3969억 원을 거뒀다. 2020년보다 매출은 63.4%, 영업이익은 292.3% 늘었다.
지난해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 유입은 4215억 원으로 2020년보다 5배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안에서 전자기기를 사용이 늘면서 모바일용 중소형 디스플레이, TV용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확대돼 디스플레이 구동칩 판매실적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손 사장은 이런 실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사업구조도 다각화해 경영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X세미콘의 전체 매출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매출 비중은 87.8%에 이른다.
디스플레이 구동칩 매출비중은 2016년 기준으로 76.8% 가량이었으나 비중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그동안 재무적 체력을 든든히 다져놓았고 새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실적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