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체나 빅테크업체가 마이데이터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제외하고 마이데이터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은 어디가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통신업계다. SK텔레콤은 2021년 8월에, 같은해 11월에는 KT가, 그리고 지난해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에 LG유플러스까지 국내 이동통신3사가 모두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통신업계는 여러 산업분야 가운데 제일 가는 ‘데이터 부자’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국민이 통신업체 세 곳 가운데 한 곳에는 개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통신업체는 통신데이터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동통신3사의 자회사 가운데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많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모빌리티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TV(IPTV) 시장 역시 대부분 이동통신3사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시청 데이터도 쌓여있다.
스마트폰을 항상 우리 곁에 두고 사는 만큼 통신회사는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또 통신회사들이 무선통신사업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헬스케어, 보안, 모빌리티 등 수많은 ‘비통신’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그만큼 넓다.
이동통신3사 가운데 마이데이터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통신사로는 KT가 꼽힌다.
KT는 통신3사 가운데 가장 앞장서서 ‘빅데이터’의 가치를 외치던 기업이다. KT가 OTT인 ‘시즌’을 맨 처음 만들 때 가장 강조했던 게 ‘빅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서비스’이기도 하다.
KT는 모바일부문 가입자 수로는 SK텔레콤에 밀려 2위이지만 인터넷, 유선전화, 인터넷TV 등을 합치면 통신사 가운데 단연 압도적 가입자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융, 콘텐츠 등 대부분 사업에서 자신의 최고 강점으로 빅데이터를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마이데이터는 현재 금융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 분야인데 KT는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업에 진출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KT는 여러 분야에서 스스로 이동통신3사 가운데 1등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솔직히 2등의 이미지가 매우 강한 기업이다. 우연치고는 재미있게도 이동통신3사가 각각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한 시점마저도 SK텔레콤이 1등, KT가 2등, LG유플러스가 3등이다.
과연 KT가 데이터, 금융사업 등의 장점을 앞세워서 마이데이터시장에서는 영원한 통신라이벌인 SK텔레콤을 이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