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2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다음 총재를 누가 맡을지 주목된다.
3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다음 총재 인선이 다음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8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다음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10여 명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내부 출신 가운데는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와 윤면식 전 한국은행 부총재가 꼽히고 있다.
이들의 장점은 내부 출신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에 관한 이해도가 높고 축적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헌 부총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한국은행에 들어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뒤 2020년부터 부총재로 일해오고 있다.
윤면식 전 부총재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한국은행에 들어와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 통화정책국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부총재를 지냈다.
조윤제 금융통화위원과 임지원 금융통화위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 위원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에서 근무했고 서강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임 위원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원, JP모건 등에서 일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내부 출신인
이주열 총재가 연임하며 2014년부터 8년 동안 총재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다음 총재는 외부 인사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정부 이후 임명된 한국은행 총재를 살펴보면 한국은행 내부에서 총재가 배출되면 관료나 교수 출신의 외부 인사가 그다음 총재로 오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 만료 전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과 협의를 거쳐 한국은행 총재를 임명할 수도 있다.
차기 정부가 5월에 출범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임명을 진행하면 공백기가 있을 수 있어 대통령 당선인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먼저 임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한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 직원들은 외부 인사가 한국은행 다음 총재로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출신인
이주열 총재의 경영 활동에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16명 가운데 57.9%가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한국은행 전체 직원 가운데 61.5%가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다.
외부 인사를 원한 이유는
이주열 총재에 관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3.7%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주열 총재의 재임 동안 다른 금융공기업과 비교해 뒤처진 급여와 복지, 특정 학교나 지역 및 부서에 관한 인사 편향성 등으로 불만이 높아졌다.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총재가 와달라는 메시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