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소비자 대상 세트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봤는데 올해 이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과 가전을 통합한 세트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을 이끌게 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기술 등 측면에서 제품들 사이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 프리미엄 제품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2021년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제품 혁신을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경험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를 통해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이 올해 삼성전자 세트사업을 이끌어 갈 방향성의 핵심 키워드를 ‘기술’과 ‘경험’으로 제시한 셈이다.
삼성전자 세트사업의 중심은 글로벌 1위 지위를 확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마트폰과 TV다. 최근에는 생활가전도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라인업 출시 효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도 가전과 모바일사업에서 실적 증가세가 지속된 데는 제품 전략 방향성을 바꿔내고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TV는 삼성전자 QLED 브랜드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은 갤럭시 폴드 브랜드를 위주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CE(가전)부문과 IM(IT모바일)부문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생활가전은 다양한 색상 디자인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고가의 ‘비스포크’ 시리즈를 중심으로 냉장고와 세탁기에 이어 청소기, 오븐, 인덕션 등 제품군이 확대되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가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세트사업 중점 전략으로 고객 가치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를 강조한 것은 한 부회장이 지난해 성공전략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생태계를 모두 강화해 사용경험을 집중하고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강조하는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전략은 가전과 TV, 스마트폰시장이 모두 성장 둔화에 접어든 수 년 전부터 삼성전자에서 중요하게 강조해 오던 목표다.
하지만 올해는 모바일제품과 가전이 단일 DX부문으로 통합돼 공동 연구개발 및 마케팅체제가 갖춰졌다는 점에서 한 부회장이 이런 전략을 더 힘있게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개발 단계부터 서로 다른 제품들 사이 연계성을 강화해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편의를 개선하고 마케팅에도 이런 점을 강조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연초 IT전시회 CES2022 기조연설에서 개별 사용자들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들 사이 연결성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기능은 주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프리미엄 가전과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만큼 프리미엄 라인업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차별화된 소비자경험 제공은 곧 판매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다양한 판매촉진 기회를 통해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근본적 기술 측면에서 차별화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일도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세트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 주력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QD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 기반의 TV를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새로운 폼팩터를 갖춘 폴더블 또는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QD올레드는 삼성전자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수년째 개발해 온 차세대 기술로 TV 화질과 전력효율 등 측면에서 기존 QLED TV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QD올레드 TV를 프리미엄 라인업 상단에 위치하도록 하겠다며 시장의 요구에 적극 부합하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현재 판매하는 대부분의 TV보다 고가로 출시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사업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세화를 기반으로 제품 비중에 변화를 꾀해 혁신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프리미엄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전략을 통해 세트사업에서 판매를 확대하는 일은 올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도 중요하다. 연초부터 메모리반도체업황이 둔화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반도체 호황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한 부회장은 세트사업 프리미엄 전략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전체 실적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 CE부문과 IM부문을 통합한 세트사업부문의 2021년 연간 매출은 165조800억 원, 영업이익은 17조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 영업이익 비중은 34%에 해당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