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시설 확대에 10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27일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에 올레드패널을 독점공급하는 계약체결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이폰의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시설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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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두 10조 원을 투자하며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을 대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300만 대 정도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연간 2억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아이폰의 공급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를 여섯 배 이상으로 키워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공급확대는 삼성전자의 향후 성장동력에 대한 의문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매출처를 스마트폰 외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스마트폰 수요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만큼 올레드패널사업 확대는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한 실적 의존도를 점점 높이고 있는 데 우려도 나온다.
아이폰이 예전과 같은 흥행을 기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애플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공급량 감축과 단가인하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애플에 AP(모바일프로세서)와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를 공급하며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아이폰6S의 판매부진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실적도 동반부진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등 경쟁사가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에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애플이 그동안 부품공급처를 다변화해 공급단가를 낮추기 위해 위해 부품업체들끼리 경쟁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이 탑재될 경우 세계 스마트폰업체들이 모두 올레드패널을 채택해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처가 다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내년부터 올레드패널을 탑재한다면 이는 스마트폰시장이 모두 올레드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