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증권업황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손 회장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때부터 증권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2019년 1월 증권사 등 규모가 있는 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증권사 인수 의지를 내보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카드사, 자산운용사, 자산신탁사, 캐피털사 등 다양한 금융사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증권사를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가 손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올해는 손 회장이 증권사 인수에 보다 적극적 행보를 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증시호황속에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계속 높아지면서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국가들은 경제위기에 대응해 재정정책을 확대 기조로 바꿨다. 이에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이는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을 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019년 12월 4조1천억 원대에서 2020년 1월 7조1천억 원대로 급증했다. 2020년 8월에는 16조4천억 원대까지 치솟았다.
증권업계는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거래 수수료만으로 수 천억 원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러한 호황에서는 인수합병 시장에 증권사 매물이 나올 리가 없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아지면서 우리금융지주는 그동안 몇몇 증권사들과 인수를 논의했지만 인수금액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증권업황은 지난해보다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손 회장이 적절한 매물을 찾을 수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12월 '증권업황 둔화 우려 속 증권사 대응전략 주목' 리포트에서 2022년 증권업에 관해 중립의견을 내놨다.
투자중개부문은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거래대금은 점차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관리부문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으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해 말 유가증권 거래대금은 8조7275억 원으로 2020년 말(17조9289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특히 사모펀드들이 대주주로 있는 증권사들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모펀드들은 투자차익을 노리고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참여하는 만큼 기업가치가 고점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들면 매각을 서두를 공산이 크기 떄문이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는 시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때 파는 것이 가장 좋다는 계산인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인수합병시장에 나올 유력 후보로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꼽는다.
SK증권은 2018년 J&W파트너스에 매각됐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8년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는 2021년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아 위험가중자산 20조 원 이상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며 "현재 매물 품귀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먼저 추진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첫 번째 경영전략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꼽으며 증권사 인수 의지를 거듭 밝혔다.
손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올 한해 완전 민영화와 내부등급법 승인을 발판으로보다 적극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도 올해는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