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한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를 출시하면서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적은 시장에는 가격과 사양을 낮춘 파생모델 'G5 SE'를 출시하는 맞춤형 전략을 쓰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빠르게 둔화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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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애플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보급형의 '아이폰SE'를 내놓았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7의 저가형 파생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22일 "LG전자가 러시아와 중남미 국가에서 G5 대신 저가형의 G5 SE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가격에 민감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러시아와 중남미에서 G5 대신 파생모델인 G5 SE의 출시를 발표한 뒤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G5 SE는 G5의 모듈식 디자인과 QHD급 디스플레이, 고성능 듀얼카메라 등 주요 기능을 그대로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퀄컴의 보급형 AP(모바일프로세서) '스냅드래곤625'가 탑재됐으며 램이 3기가로 줄고 LTE통신모듈이 빠져있다는 차이를 보인다.
G5 SE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탑재되는 부품의 사양이 낮아진 만큼 소폭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둔화하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높아지는 데 대응해 이런 맞춤형 전략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시장이 포화하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예전같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신흥시장의 중저가 수요만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러시아 휴대폰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60.5%에 불과하다. 아직 스마트폰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LG전자는 G5의 모듈식 디자인이 전세계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고가인 만큼 흥행이 어려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핵심기능은 유지하며 가격을 낮춘 파생제품으로 신흥시장 공략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G5의 파생모델로 중저가시장을 공략할 경우 G5의 마케팅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고 새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보다 연구개발비 투자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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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G5 SE'. |
LG전자는 이전에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플래그십 제품의 이름과 디자인을 유지한 'G3비트'와 'G4미니'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애플 역시 아이폰의 브랜드를 활용해 중저가시장으로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보급형의 아이폰SE를 내놓고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G5 SE와 제품명도 유사하다.
삼성전자 역시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S7의 파생모델 '갤럭시S7 미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갤럭시S4와 갤럭시S5의 미니 버전을 출시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흥행으로 확보한 인지도를 중저가시장에서 갤럭시S7미니로 이어갈 것"이라며 "이전과 달리 중저가시장에서 제품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성능을 갤럭시S7보다 크게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