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투자시장에 젊은 계층의 참여가 크게 늘며 변화 속도가 빨라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역동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를 업계 선두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전초작업으로 조직 내 변화와 혁신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연말 실시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도 이런 기조가 엿보인다.
▲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이와 함께 임원직급체계 간소화화 등 하나금융그룹의 변화에도 발맞추며 하나금융지주에서 가장 젊은 부회장으로서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연말 조직개편에서 전무직급을 없앤 것을 두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방안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하나금융투자는 연말 임원인사에서 전무급 임원 10명을 모두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기존의 부사장-전무-상무의 3단계 직급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간소화했다.
의사결정 단계가 축소되면 그만큼 금융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MZ세대(20~30대)가 금융투자시장의 대세로 부상하고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변화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는지가 증권사의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29일 실시한 연말 임원인사에서 강민선·이상우·편충현·고영환·차기현·최문석·정승화·이기영·전병국 등 전무 10명과 최문석 상무 1명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하나은행이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모두 부행장으로 선임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5월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과 신속한 의사 결정 체계 강화를 위해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과 상무로 간소화했다. 전무는 호칭이 부행장으로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올해 3월 하나금융투자 대표에 취임한 뒤로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탈바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조직으로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증권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여성 리더와 젊은 인재 등 차세대 리더를 부서장으로 발탁한 것도 그런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취임당시 친필로 취임사를 적으며 “지금의 격변하는 환경이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능동적이고 기민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하나금융투자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하나금융투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7월 조직개편에서도 그런 점이 나타났다.
당시 투자금융(IB)그룹에서는 흩어져 있던 부서들의 기능을 통합하고 수익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조직을 재구성했으며 자산관리(WM)그룹 아래로 연금사업을 옮겨 시너지 발판을 마련했는데 모두 방점을 '역동적 효율성'에 뒀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관련 ICT그룹을 새로 꾸린 점도 눈에 띈다.
ICT그룹은 기존 디지털본부와 CIO조직을 통합한 것으로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된다. ICT그룹은 내년 1월1일 마이데이터 사업 전면 시행과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새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일을 맡는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도 플랫폼 등 디지털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각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이 부문이야말로 가장 젊고 역동적 조직으로 움직여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실적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며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규모나 순이익 측면에서 다른 증권회사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4411억 원을 내며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이 부회장이 취임한 뒤로 하나금융투자는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를 맡자마자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틈나는 대로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진행하거나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자주 들르면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차량 제공제도를 폐지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를 회사 곳곳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라 해외사업부문을 담당하다가 올해 3월부터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74년에 태어나 아직 40대로 증권업계에서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1957년 출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고 다른 10대 증권사 CEO들은 모두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함영주 부회장(1956년 출생)과 18살 차이가 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