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가 2022년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30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구 대표는 내년에 250개 오프라인 매장의 재단장을 추진해 제품 전시기능 및 도심 속 물류기지 기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확 바꾼다, 구창근 비대면시대 물류기지 강화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올해는 99개 점포를 재단장했는데 내년에는 대상 점포 수를 더욱 늘려 전체 매장의 약 20%를 재단장한다는 것이다. 

구 대표가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는 것은 옴니채널(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한 쇼핑체계) 전략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옴니채널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채널의 결합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CJ올리브영과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다”며 ”CJ올리브영의 강점인 많은 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 온라인 채널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경쟁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 수를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인 반면 CJ올리브영은 변화가 크지 않다. CJ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은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로 비슷한 규모로 유지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옴니채널 전략에서 온라인 구매에 앞서 제품 실물을 확인하고 견본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의 수령·반품·배송하는 기지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3월 당일배송 서비스 매장을 확대한 이후 당일배송 주문이 서울·인천지역 온라인 주문의 39%를 차지하는 등 옴니채널 전략이 점차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CJ올리브영은 옴니채널 운영을 위해 그동안 디지털 역량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7월에는 CJ올리브영이 설립된 뒤 정보통신 직군으로 최대 규모의 인력을 채용했고 임원인사에서도 이진희 라인플러스 상무를 디지털사업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디지털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CJ올리브영은 그동안 외주업체에 맡겼던 디지털 기획 및 개발 업무의 자체비중을 내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를 세워뒀다.

구 대표는 최근 열린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에서 "2022년을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며 옴니채널 강화를 예고했다.

이처럼 구 대표가 옴니채널 전략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내년 CJ올리브영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은 상장을 위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KB증권·크레디트스위스CS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업공개와 관련해 시기나 공모가 범위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유통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이 CJ그룹 오너가의 지분승계에 있어 자금마련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지주회사 CJ 지분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이 경영리더는 올해 3월 CJ올리브영 지분 6.88%를 1018억 원에 매각했는데 이를 두고 지분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3분기 말 기준 CJ의 대주주 이재현 회장의 지분율은 42.07%인 만큼 이 경영리더로서는 CJ올리브영 기업가치 확대를 통한 두둑한 자금줄의 확보가 절실하다.

이 경영리더의 CJ올리브영 지분율은 3월 기준 11.09%(120만1298주)다. CJ 보통주 지분율은 3분기 기준 2.75%다.

이 경영리더는 CJ 신형우선주(CJ4우, 발행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를 꾸준히 매입해 지난해 말 22.98%였던 우선주 지분을 3분기 25.16%까지 늘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