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월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 시작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 참석해 함께 앉아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대선후보 토론회에 나서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요구에 애써 거리를 두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선거전략으로 반
문재인 카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장에 최대한 늦게 나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토론회를 두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줄다리기'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한 다음 날부터 윤 후보를 향해 토론에 나서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에게 비교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기회를 피하고 있다"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좀 불편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윤 후보가 이 후보의 토론 제안을 거부한 것을 놓고 다시 윤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범죄가 확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런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건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시선이 있다. 박근혜 후보는 법정토론 3회 이외에 다자토론에 참여하지 않고도 대선에서 승리했다.
잇따른 말실수로 '1일 1설화' 논란까지 일었던 윤 후보로서는 논쟁을 벌여야하는 토론회에 나갔을 때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후보는 토론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2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대선후보 대담 영상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모습이 대비되기도 했다. 윤 후보와 이 후보는 따로따로 출연해 주식시장과 부산 정책을 주제로 진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상을 모두 본 시청자들로부터 이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후보가 이 후보와 토론을 피하는 것은 선거전략 상 반
문재인 구도를 이어가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후보는 검찰개혁에 저항한 전 검찰총장으로서 반
문재인 정서의 상징이라는 이미지가 야권 대선 후보로서 최대 무기 가운데 하나다.
윤 후보는 정권심판론이 정권유지론보다 우세한 점을 발판삼아
문재인 정부를 향한 공세를 펴고 있다. 윤 후보가 이 후보와 정책토론에 나서면 윤 후보의 상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이 후보로 바뀐다. 문 대통령이 링에서 사라져 선거전략이 어긋나는 셈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토론 상대방으로서 이 후보의 자격을 문제삼는 것도 이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 형성을 최대한 늦추려는 마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윤 후보의 선거전략은 시간이 흐를수록 문 대통령이 자연스레 배제되고 이 후보가 부각된다는 점에서 유효기간이 분명해 보인다.
반
문재인 카드의 효과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을 때까지 토론회피 전략만을 고수한다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토론을 거부하는 것이 자칫 준비 부족이나 무능한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후보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보는 국민여론도 상당한 만큼 벌써부터 윤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5일과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느냐'고 물은 결과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비율은 63.4%,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35.1%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