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이 13곳으로 2013년 코넥스시장이 형성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으로 이사온 기업들 가운데 디스플레이나 로봇 등 첨단기술과 관련된 기업의 주가는 2~3배가 넘는 상승을 보인 반면 일부 바이오 기업 등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인 기업들은 주가 하락의 고배를 마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공모주는 스팩상장한 3곳을 제외하면 모두 10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까지 이전상장을 마친 곳은 12곳이고 마지막으로 래몽래인이 30일 상장한다.
코넥스시장은 혁신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사다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7월 설립됐다.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의 수는 2013년 0곳, 2014년 6곳, 2020년 12곳, 2021년 13곳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 전 코넥스시장에서 1차 검증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이전상장 뒤 이들 기업의 주가 추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올해 이전상장을 완료한 12곳 가운데 6곳 기업의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와 비교해 최소 3.27%에서 최대 195%의 수익률을 냈다.
공모가의 3배 수준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이전상장 공모주들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종목은 피엔에이치테크다.
피엔에이치테크는 28일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1만8천 원에서 195% 주가가 뛰었다.
피엔에이치테크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제조하는 업체로 주로 올레드(OLED) 소재와 올레드 소재 합성에 필요한 촉매, 원료 등을 생산한다. 2월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피엔에이치테크는 이전상장 초기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자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자금 회수로 주가가 공모가 대비 63.75%로 대폭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시험 단계에 있던 제품들의 양산이 2021년 들어와 본격화돼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고 생산공장 증설이 뒤따른 것에 힘을 받아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피엔에이치테크에 이어 수익률 2위에 오른 종목은 6월17일 코스닥에 입성한 라온테크다.
라온테크는 28일 3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1만8천 원에서 115.83% 주가가 뛰었다.
라온테크는 제조업에서 쓰이는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로 주로 반도체용 로봇시스템을 제조한다.
라온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공 로봇 솔루션을 생산하는 것에 힘입어 반도체 장비 국산화 추세 속에서 해외 경쟁사 제품을 라온테크의 진공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데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평가된다.
수익률 3위는 8월13일 코스닥에 진입한 엠로가 차지했다.
엠로는 28일 4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2만2600원에서 80.97% 주가가 뛰었다.
엠로는 공급망관리(SCM) 소프트웨어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난 심화로 공급망관리 효율화 수요가 증가한 데 힘을 받았다.
이 밖에 바이옵트로(29.33%), 툴젠(17.14%), 에브리봇(3.27%) 등 주가도 공모가와 비교해 수익이 올랐다.
반면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 종목 가운데 주가하락에 빠져있는 곳도 절반이나 된다.
28일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휴럼이다.
7월27일 스팩합병을 통해 이전상장한 휴럼은 28일 1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주가가 하락한 종목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원바이오젠 -41.32%, 에스앤디 -28.93%, 에이비온 -18.82%, 에스에이티이엔지 -13.33%, 씨이랩 -10.14% 순으로 나타났다.
이전상장 초기에는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력 등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다.
특히 스팩상장으로 이전상장한 업체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주가 하락률 1,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스팩상장 업체들의 주가는 전부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강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돕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어 2022년에도 코스닥 이전상장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2022년 업무계획’을 통해 코넥스시장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사다리로서의 기능을 높이도록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기업들의 상장유지 부담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제도 개선은 매우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의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하며 단순히 이전상장이라는 것에 현혹돼 마구잡이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