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차 출시주기를 점점 단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한 지 9달여 만에 2017년형 쏘나타를 출시했다. 신형 그랜저도 예상보다 빨리 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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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차 사장. |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대차가 신차 조기투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일 2017년형 쏘나타를 내놓았다.
이번에 나온 쏘나타는 매년 나오는 연식변경 모델로 디자인과 제원은 그대로 둔 채 편의사양을 보강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지난해 7월 2016년형 쏘나타를 내놨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이나 빨리 내놓은 셈이다. 2016년형 쏘나타는 나온 지 1년도 되지 않아 구형모델이 됐다.
현대차가 원래 올해 연말 출시하기로 했던 신형 그랜저를 오는 10월경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신차의 투입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쏘나타나 그랜저가 속해 있는 중형세단과 준대형세단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소비층이 가장 두터운 차급이다.
국내 중형세단시장은 지난달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오는 5월 출시되는 한국GM의 쉐보레 말리부 등으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닛산도 신형 알티마를 2990만 원대라는 파격적 가격으로 내놓으며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중형세단이 속속 나오는 데다 SM6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차종”이라며 “2014년 출시된 쏘나타가 상대적으로 구형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랜저가 강세를 보였던 준대형세단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그랜저는 지난 2월부터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에 준대형세단 판매 1위자리를 내줬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신형 투싼의 출시시기를 2달가량 앞당겼다. 원래 5월 출시하려 했지만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출시시기를 3월로 앞당겼다.
현대차의 신차 출시주기는 최근 눈에 띄게 짧아졌다. 이런 현상은 특히 완전변경 모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제네시스 EQ900은 2세대 에쿠스가 나온 2009년 3월 이후 6년9개월여 만에 나왔다. 1세대 에쿠스가 나오고 10년 뒤 2세대 에쿠스가 나온 점을 고려하면 출시시기를 크게 앞당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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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형 쏘나타. |
현대차가 2014년 출시한 7세대 쏘나타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4세대 쏘나타를 출시한 지 6년 만에 5세대 쏘나타를 출시했다. 그러나 7세대 쏘나타는 6세대 쏘나타가 나온 지 4년6개월 만에 나왔다.
쏘나타가 현대차의 주력모델인 만큼 다른 차종에 비해 출시주기가 짧은 편이었지만 여기에서 더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의 신차 출시주기가 짧아진 이유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진 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량의 교체주기가 예전보다 짧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신차가 나오면 최대 6개월까지 신차특수를 누렸는데 최근 수입차를 포함해 워낙 다양한 차종들이 나오면서 신차가 신차특수를 누리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