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택배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기존에 예고한대로 28일 총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23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28일부터 총파업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택배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나서는 이유로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분 가운데 상당금액을 이윤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올해 6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문에서 약속한 것처럼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에 써야 하지만 CJ대한통운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4월 택배요금을 건당 170원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건당 100원을 추가로 올린다. 요금인상을 통해 건당 모두 270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택배요금 인상을 통해서만 2022년 한 해 동안 4860억 원의 추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택배기사 지원을 위해 쓰이는 금액은 한 해 동안 1379억 원에 그친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에 관한 비용이 연간 1045억 원, 산재·고용보험 지원비용 334억 원 등이다.
이를 건당으로 환산하면 CJ대한통운이 270원을 인상하지만 이 가운데 76원만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쓰이는 셈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20일 열린 파업 예고 기자회견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택배는 170원 인상분을 모두 택배기사를 위해 지원하지만 유일하게 CJ대한통운만 100원 이상을 자신들의 이윤으로 가져간다"며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하고 처우 개선을 하라고 용인한 요금 인상을 자신들의 돈벌이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금을 인상했는데 강신호 대표가 온 뒤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집중하면서 CJ대한통운은 수익성 개선에 그 금액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개선을 요구했지만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전면파업을 예고한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이같은 택배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CJ대한통운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이커머스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실적 호조를 보였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은 8조2863억 원, 영업이익은 244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4.5%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택배 단가 인상에 영향을 받아 국내 택배산업 물동량 성장률과 비교해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이 내놓은 CJ대한통운 리포트를 보면 올해 3분기 한국 택배시장 물동량은 9억 박스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성장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3분기 택배 물동량은 4억3천만 박스로 지난해보다 1.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동량이 1년 전보다 28%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동량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에 못 미쳤다“며 ”택배 단가 인상의 영향으로 물량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된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