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저축은행업계 출신 처음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오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출신으로 업계를 잘 안다는 점이 차별화한 강점으로 꼽히는데 민간 출신 저축은행중앙회장의 한계를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히 적지 않다.
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오 대표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오 대표에 이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다른 인물들도 곧 출마 여부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2022년 1월20일 끝난다.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으나 2년 전 상황에 비춰볼 때 임기가 만료되기 직전에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오 대표는 저축은행업계에 오래 몸담아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저축은행업계의 어려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 대표가 저축은행업계에 처음 발을 들일 때만 해도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에는 보수적 분위기가 강했다.
오 대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실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평가된다.
오 대표는 2018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올라 4년째 하나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을 맡기 전에는 아주저축은행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이끌었다.
다만 저축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이와같은 장점도 지니지만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처한 상황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최근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강한 목소리를 내려면 아무래도 관료 출신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로 저축은행업계는 다른 업권과 비교해 강도 높은 규제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데 내년부터는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자산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대표도 이런 업계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오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이지만 다른 업권과 비교해 강력한 규제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 소통을 활성화해 업계 전반의 규모를 키우고 발전할 수 있도록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이 강하다 보니 오 대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관료 출신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게 나온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오 대표를 빼면 모두 관료 출신들이다.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홍영만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데 모두 금융관료 출신들이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중앙회장도 대부분 관료 출신이 맡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1994년 곽후섭 전 회장과 2015년
이순우 전 회장을 빼면 모두 관료 출신이 당선됐다. 곽 전 회장과 이 전 회장도 저축은행업계 출신은 아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